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8일 검찰조사를 앞두고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에서 취재진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경찰 수사를 받았던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이 이틀 연속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8일 낮 12시쯤부터 박 전 비서실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박 전 실장은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서울중앙지검 1층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전 울산경찰청장)을 고발한 고발인으로서 조사를 받으러 온 것”이라며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 충실히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경찰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진술을 받으면서 조서에 적절한 이유 없이 가명을 사용했는데,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면서 “이제는 황 청장이 답변을 내놔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내 사건과 관련한 단 하나의 언론 보도도 없었는데 울산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다는 (송 부시장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송 부시장이 지난 5일 “2017년 당시 총리실 행정관과 통화하던 중 ‘김 시장 측근 비리가 언론과 시중에 떠돈다’는 수준의 얘기를 했다. 일반화된 내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박 전 실장은 전날에도 오후 9시부터 검찰에 출석해 약 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황 청장을 고발한 배경, 경찰 조서에 익명으로 자신에 대한 비리 의혹 관련 진술을 남긴 인물이 송 부사장임을 파악한 경위 등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울산청이 지난해 3월 16일 자신을 겨냥한 압수수색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송 부시장의 악의적인 허위 진술 때문이라며 “송 부시장이 권력형 선거 부정 사건의 하수인이거나 공모자로 의심된다”고 말한 바 있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제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송 부시장은 청와대에 최초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제보한 인물로 알려졌다. 뉴시스

박 전 실장은 2017년 울산의 아파트 건설공사 관련 특정 레미콘 업체와 유착했다는 의혹으로 울산경찰청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울산시청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조사해 박 전 실장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지난 3월 무혐의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김 시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 재선에 실패했고, 송철호 현 울산시장이 당선됐다.

당시 울산경찰청은 청와대가 경찰청에 전달한 첩보를 바탕으로 수사를 벌였다. 이 첩보는 송 부시장이 2017년 10월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문모 행정관에게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행정관은 관련 제보를 요약·정리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고,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경찰청에 하달됐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직원들이 6일 오후 송 부시장의 울산시청 집무실실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물품을 들고 시청 로비로 나오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이 같은 첩보 작성 및 전달 과정 등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부정한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 등 전반적인 내용을 수사 중이다. 지난 6일과 7일 연속으로 송 부시장을 불러 조사했고, 그의 집·울산시청 집무실·관용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문 행정관에 대한 조사도 지난 5일 진행했다. 박 전 실장의 비리 의혹을 먼저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모 레미콘 업체 대표도 최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관련자들을 줄지어 조사하면서 윗선을 향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첩보 경위를 살피면서 그 과정에 관련된 인물들의 관여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백 전 비서관, 황 청장, 송 시장 등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기록 검토가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소환조사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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