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경제부시장, 정모 울산시 정무특보가 선거캠프 준비모임을 꾸린 상태에서 지난해 1월 장환석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만나 공약을 논의한 일의 위법성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장 전 선임행정관은 당시 송 시장이 울산시장 후보 출마 예정자 상태인지 몰랐고, 지역 현안과 관련한 통상적 민원 청취 업무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배제하지 않고 판례 분석 등 법리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9일 전해졌다. 송 시장 등과 청와대 인사의 접촉이 지방선거와 관련한 성격이고, 이 자리에서 오간 울산 공공병원 진행 상황이 향후 공약 수립에 활용됐음이 입증된다면 문제라는 인식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에는 ‘선거의 기획이나 기획 실시를 관여하는 행위를 공무원이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86조2항이다.

당시 민간인 신분인 이들이 청와대 인사와 회동했던 자체가 이례적이고, 그 시기는 송 시장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시점이었다. 송 시장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울산시장 선거 ‘양강 구도’라는 언론 기사는 이들의 만남 이전인 2017년부터 있었다. 장 전 선임행정관이 송 시장의 출마를 인식했다면 공약이 언급된 회동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로 이어진다는 게 법관들의 해석이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상대방이 선거에 출마하려는 것을 알았는지 여부가 가장 큰 핵심”이라며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서 일하면서 알게 된, 선거에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넘겨줬다면 법 위반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장 전 선임행정관은 “송 시장 전화를 받은 뒤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 봤는데,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라고 써 있는 것만 봤다”고 국민일보에 밝힌 바 있다. 그는 “송 시장이 출마할 줄 알았다면 오해를 살 만남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을 본격 수사하기에 앞서 울산에서부터 ‘공무원 선거범죄’의 무거움을 언급한 바 있다. 울산지검은 지난 3월 15일 경찰이 직권남용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김 전 시장 측근 등을 모두 불기소 처분하면서 이례적으로 헌법, 공직선거법 조항들을 불기소결정서에 나열했다. 검찰은 당시 “공무원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위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역시 다른 선거범죄와 달리 10년으로 연장하는 등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당시 기소의견을 고집한 울산경찰청 수사에 선거 개입 여지가 있다는 일종의 예견이기도 했다. 검찰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선거에 출마할 것이 유력한 사람이나 그 주변 인물에 대해 선거와 무관한 내용의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고자 할 경우에는, 보다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 및 상세한 법리검토를 거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당시 불기소결정서에 썼다.

이가현 박상은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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