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학교에서 발견된 사제폭탄. SCMP 캡처

홍콩의 한 중등학교에서 고성능 사제폭탄이 발견됐다. 경찰은 누군가 학교 내에 폭탄을 임시로 보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오후 5시30분쯤 홍콩 차이완 지역의 중등학교인 완와(華仁)서원 운동장에서 학교 관리인이 2개의 사제폭탄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학생들은 폭탄이 발견된 시간에 모두 하교한 상태였다.

경찰은 폭발물 처리반을 긴급 출동시켜 사제폭탄을 해체했다. 사제폭탄은 질산암모늄, HTMD 등의 폭발물질 10㎏과 파편으로 사용되는 쇠못, 기폭장치로 보이는 휴대전화와 회로판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경찰은 “이 사제폭탄은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완전히 준비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폭탄이 터졌을 경우 쇠못 등이 날아가 많은 인명을 살상할 수 있었으며, 살상 범위는 50∼100m에 달한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완와서원 측은 성명을 통해 “사제폭탄이 학교 운동장에서 발견된 것은 사실이지만, 운동장에는 외부인도 출입할 수 있다”며 “교사나 학생과의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도 누군가 학교에 사제폭탄을 임시 보관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 학생은 SCMP에 “폭탄이 발견된 장소는 등하교하며 항상 지나갔던 곳”이라며 “학교 안에 폭탄이 설치돼 조금 걱정되긴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 찬(13)은 “우리 학생 중에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외부인이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탄이 수거된 다음 날인 10일 오전엔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부모도 포착됐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던 한 남성은 SCMP에 “9일 저녁에 학교가 안전하다는 공지를 받았다. 학교는 안전해야만 한다”면서 “아이가 하교할 때쯤 다시 데리러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누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사제폭탄을 만들었는지 수사하고 있다. 최근 홍콩이공대, 중문대 등에서 도난당한 화학물질과 관련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며 설치한 장애물이 8일 홍콩 센트럴 지역에 놓여있다. 연합뉴스.

홍콩에서 사제폭탄이 발견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13일 몽콕 지역의 도로변 화분에서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사제폭탄이 터졌다. 당시 주변에서는 경찰들이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제거하고 있었지만, 폭발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같은 달 20일 프린스에드워드 지역 도로 위에서도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돼 경찰이 폭탄 제거 로봇을 동원해 이를 제거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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