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대구경북 이주연대회의

경북 한 인력 업체 사장이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게 임금 대신 종이 쿠폰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주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까봐 고발하지 못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일 보도에 따르면 경북 영천에 위치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 인력 업체는 2년 동안 임금 대신 종이 쿠폰을 발행했다.

피해자 측은 “베트남에서 온 장인, 장모가 (인력 업체를 통해) 농사일을 한 지 3년 정도 됐다. 지난해 임금을 쿠폰으로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아이들이 소꿉놀이할 때 종이에다가 장난치듯이 (만들던) 그런 쿠폰이었다”고 고발했다.


이어 “쿠폰을 사업주한테 주면 돈으로 다시 되돌려 받아야 되는데 그냥 장부에 기록만 했다. 작년 기준으로 1200만원 정도가 밀려 있는 상태였다”며 “사장한테 지급해달라 요구했더니 ‘통장에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이 50만원밖에 없다’고 했다. 지급할 의사가 분명히 없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런 피해는 이들 뿐만이 아니었다. 많게는 3000만원까지도 지급받지 못한 이주 노동자가 존재했다. 피해를 고발한 베트남 부부 측은 “그런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는 1500만원 정도라 쉽게 문제제기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선희 대구경북 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파악된 피해자는 200명 정도다. 피해액은 3~4억대 정도 수준”이라며 “사장은 ‘우리도 돈을 못 받았다. 한꺼번에 주겠다’고 했지만 (거래 업체로부터) 돈을 다 받은 상태였다. 노동자들은 언젠가는 돈을 주겠다고 믿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터진 후에도 (신고를 못한 이유는) 신고를 하면 벌금을 받거나 잡혀갈 수도 있고, 자식들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두려운 마음을 심어준 것 같다”며 “(일자리를 잃을까봐)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숙소도 열악했다. 씻을 때는 판자로 가림막을 해야 할 정도의 수준”이라며 굉장히 불편해 보이는 시설에서 월세를 받고 있었다고 하니까 더 경악스러웠다. 한 달에 15만원”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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