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61.7% 고용률에 숨은 ‘두 개의 시한폭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1998년 이후 가장 많이 감소
40대 취업도 못하고, 실업도 아닌 ‘구직포기’ 2009년 이후 최고

지난달 고용률이 61.7%(15세 이상)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자리는 노인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늘었다. 정부가 돈을 투입해 만든 단기 일자리도 고용률을 높이는데 한 몫을 했다.

하지만 그늘도 짙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자영업과 제조업에서 위기가 지속됐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사라졌다. 자영업·제조업 위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40대에선 구직포기자(비경제활동인구)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은 11일 ‘11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33만1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취업자는 넉 달째 30만명 이상 증가했다. 일자리 증가는 노인이 이끌었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0만8000명 늘었다. 이어 20대(7만명), 50대(6만5000명) 순이었다. 노인 일자리 중 10만개 가량은 정부의 재정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고령층 일자리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만5000명), 관광객 증가에 따라 숙박 및 음식점업(8만2000명) 등에서 취업자 수가 늘었다. 예술과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에서도 취업자 수가 8만2000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서비스업 종사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만3000명 늘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4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긍정적 흐름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고용률은 각각 61.7%(15세 이상), 67.4%(15~64세)를 찍었다. 모두 역대 최고치다.

그러나 주력 업종인 제조업, 자영업, 건설업 침체는 계속됐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건설업 취업자 수도 3개월 연속 줄었다. 자영업의 경우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1년 전보다 19만6000명 없어졌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2월 28만1000명 감소 이후 최고치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4만8000명 늘었다. 2002년 3월(16만6000명)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영향 등으로 고용원을 없애는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다 제조업과 자영업에 가장 많이 포진한 40대가 경기 침체의 파도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연령대로 나눠 보면 유일하게 고용률이 감소(-1.1% 포인트)한 게 40대다. 40대의 경우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17만9000명 줄었다.

특히 40대에서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실직 상태에서 구직활동을 하지 않으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넘어간다. 지난달 40대 실업자는 6000명만 감소했다. 대신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7만4000명 증가했다. 취업도 못하고 구직활동도 안하는 이들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7만4000명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월(8만9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늘어난 일자리 중 ‘단기’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달 1~17시간 미만으로 일한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38만6000명 늘었다. 2011년 9월 추석연휴로 ‘명절 효과’가 있었던 때를 제외하고는 최고치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보건복지업과 숙박·음식점업 등은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업은 감소하고 있다”며 “40대의 고용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단시간 취업자 수는 노인 일자리 영향 등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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