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하니 출연자인 개그맨 최영수와 박동근. EBS 영상 캡처


EBS가 인기 프로그램인 ‘보니하니’의 남성 출연자 2명이 미성년자인 여성 출연자에게 경솔한 언행을 한 것에 문제를 통감한 뒤 출연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사건이 최초 불거졌을 당시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대응한 것이 되레 화를 불렀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폭행이 있지 않았더라도 교육방송에서 위협적인 행동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 많았고, 미성년인 여성 출연자에게 ‘년’이라는 표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EBS는 11일 저녁 늦게 자사 홈페이지에 김명중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띄웠다. EBS는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최근 유튜브 인터넷 방송에서 폭력적인 장면과 언어 성희롱 장면이 가감없이 방송되어 주요 시청자인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심한 불쾌함과 상처를 드렸다”며 “사고를 인지한 즉시 비상 대책회의를 열고 전사적 차원의 대책과 이행 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문제의 출연자 2명을 즉각 출연 정지시키고, 관련 콘텐츠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일로 출연 정지 처분을 받은 개그맨 최영수와 박동근은 10여년이 넘게 보니하니에 출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오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최근 보니하니의 인터넷 방송에서 ‘당당맨’으로 출연하는 최영수가 ‘하니’ 채연을 때렸다는 설명과 함께 짧은 영상이 퍼졌다. 최영수의 행동이 다른 출연자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가 손을 하늘로 치켜들었고, 이후 채연이 아프다는 듯 팔이 문지르는 장면이 폭행 논란을 가중시켰다.

보니하니 제작진은 이날 낮 홈페이지 등에 폭행 사건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일이 퍼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제작진은 “출연자 간 폭력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수많은 사람이 함께 일하는 생방송 현장에서 폭력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일부 매체에서 언급한 폭력이나 접촉이 있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출연자와 스태프 모두 확인한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며 출연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어제는 심한 장난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고 이는 분명한 잘못”이라며 “좀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깊이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최영수 발언도 논란이 됐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구독자들이 댓글로 행동 논란을 언급하자 “나 채연이 팬 적 없는데” “100% 오해다. 장난친 것이다” 등의 답변을 남겼다. 그러나 발언이 경솔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후 최영수 외 ‘먹니’로 출연 중인 개그맨 박동근의 발언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연달아 나왔다. 그는 미성년자인 채연에게 말을 걸면서 약을 올렸고, 그런 과정에서 ‘독한 년’이라고 말을 여러 차례 내뱉었다. 구강 청정제로 입을 소독했다는 말장난을 하면서 나온 발언이었다.

EBS는 “이번 사고는 출연자 개인의 문제이기에 앞서 EBS 프로그램 관리 책임이 크다”며 “EBS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프로그램 출연자 선정 과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제작진에 대한 징계 등 후속 조치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최영수, 박동근 두 개그맨은 오랫동안 몸담았던 프로그램에서 불명예 하차라는 오점을 남겼다. EBS의 공식 사과문이 나온 뒤 두 사람은 SNS와 유튜브 등에서 게시물을 삭제하고 자취를 감췄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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