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출하는 뉴질랜드 화이트 섬 화산. AP 연합뉴스

뉴질랜드 화이트섬 화산 폭발로 8명이 숨진 가운데 처참했던 당시 상황이 전해지고 있다.

민간헬기를 띄워 구조 활동을 한 조종사 마크 로는 12일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마겟돈 속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로는 헬기로 사냥꾼들을 황야에 데려다주는 일을 하는 수송업자로 지역 관광 명물인 화이트섬의 지리를 잘 알았다. 그러나 화산재가 삼킨 화이트섬은 그가 예전에 알던 관광지가 아니었다. 재로 뒤덮인 바닥에 부상자들이 피를 흘리며 널브러져 있었던 것. 대부분의 생존자들은 부상이 심해 헬기 착륙지까지 걸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로는 “가스가 자욱했고 재가 떨어졌다”며 “화이트섬에 도착해 분화구 주변을 돌면서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걸 봤다. 끔찍했다”고 전했다.

이어 “부상자 일부가 살려달라고 했는데 제대로 된 말이 아니었다”며 “의식이 있어 반응했지만 재를 너무 많이 마셔 말하기는커녕 숨쉬기도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헬기로 이송되는 생존자. 뉴시스

함께 출동한 조종사인 팀 배로우는 “대학살 현장이었다”며 “분화구에 시신과 부상자들이 흩어져 있었는데 산 사람을 끌고 나오는 게 유일한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날 출동한 민간 헬기는 총 3대로 부상자 12명을 싣고 20분을 날아 의료시설에 도착했다. 그러나 1명은 헬기 안에서 숨을 거뒀다. 조종사들은 섬에 남겨진 생존자 2명을 구하고자 헬기를 띄우려 했으나 당국의 금지에 섬으로 되돌아가지 못했다.

화산 관광객들을 보트로 대피시키는 가이드들. 로이터 연합뉴스

구조에 동참한 관광객의 증언은 더 참혹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관광객 제프 홉킨스가 탑승한 유람선은 화이트섬을 떠났다가 화산이 폭발하자 내려놓은 이들을 구하기 위해 뱃머리를 돌렸다.

홉킨스는 “비명이 사방에서 쏟아졌다”며 “증기를 쐬고 재를 뒤집어쓴 사람들의 얼굴에선 피부가 벗겨져 턱 아래에 걸려있었고 팔다리는 검게 그을린 상태였다”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바다로 뛰어들어 헤엄쳐 섬을 떠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화이트섬 화산 분화로 사망한 이는 현재까지 16명으로 추산된다. 공식 사망자는 8명이나 당국은 실종된 8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상당한 생존자 28명 중 23명이 심한 화상으로 중태에 빠져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형참사가 빚어진 화이트섬의 지각은 계속 꿈틀거리고 있다. 지진 활동 감시 기관인 지오넷(GeoNet)은 화이트섬의 화산활동이 2016년 분출 이후 관측된 적이 없는 수준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며 24시간 이내에 분출 가능성이 40∼60%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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