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BS가 12일 미성년자인 여성 출연자 폭행과 성희롱 논란으로 질타받은 생방송 ‘보니하니’ 방송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파문이 인 지 이틀이 채 안 돼 빠르게 후속대책을 내놓은 것이지만, 인기 펭귄 캐릭터 펭수가 견인하던 EBS의 오름세에는 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BS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청소년 출연자 보호를 위해 프로그램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BS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부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응단을 꾸리기로 했다. 또 유아어린이 특임국장과 부장을 해임하는 등 제작진도 전면 교체했다. 김명중 사장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제작 시스템을 꼼꼼히 점검할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최근 4000회를 넘긴 보니하니는 이수민 등 스타를 배출해내며 사랑받아온 채널 간판 프로그램이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10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이었다. ‘당당맨’ 최영수(35)가 방송에서 진행자인 그룹 ‘버스터즈’ 멤버 채연(15)을 때렸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어 ‘먹니’로 활동 중인 개그맨 박동근(37)도 과거 채연에게 성희롱 발언과 욕설을 했다는 파문이 함께 일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EBS 시청자게시판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사과와 진상조사 요구가 빗발쳤다.

EBS는 곧 두 사람의 출연을 정지시키고 콘텐츠를 유튜브에서 삭제했다. 또 최영수 폭행 의혹이 오해이며, 박동근의 성희롱 의도 또한 없었다는 해명을 냈다. 채연 소속사 측도 폭력은 없었다는 입장을 냈지만, 시청자 분노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날 비교적 빠르게 이뤄진 EBS의 후속 조치들은 이 같은 비난 여론에 대해 엄정하게 사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부터 중단된 보니하니의 빈자리는 외화 애니메이션이 채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EBS에 큰 과제를 안겨줬다고 봤다. 공영방송이면서 교육방송인 EBS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EBS도 상업방송처럼 재미 추구를 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펭수도 그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것인데, 아이들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방송이기 때문에 더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문제의식을 놓친 것은 아니었는지 꼼꼼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