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초등학생을 차로 치고 해외로 도피한 카자흐스탄인 A씨가 지난달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무면허로 차를 몰다 초등학생을 치어 다치게 하고 본국으로 달아났던 카자흐스탄 불법체류자 A씨(20)가 법정에서 눈물로 용서를 구했다.

창원지법 형사6단독(강세빈 부장판사)은 13일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뺑소니(특정범죄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이날 최후 진술을 통해 피해자 가족에게 사과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피해 아이와 부모, 한국 국민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드린다. 사고 후 너무 겁이 나서 도망을 갔다”고 말했다. 이어 “본국 사람들이 한국으로 굳이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용서를 빌려고 다시 돌아왔다”면서 “아이가 완벽하게 회복해 남은 인생을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A씨 변호인도 “불법체류자여서 자동차 등록이 되지 않고 보험 가입도 할 수 없었다”며 “합의가 어려운 점은 사실이지만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자진 입국한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 국민들도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자동차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무면허로 차를 몰다 초등생을 치어 12주 치료가 필요한 큰 상처를 입히고도 그대로 달아나 출국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 부모도 용서하지 않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0일에 열린다.

A 씨는 지난 9월 1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2차로에서 신호등이 없는 도로를 건너던 초등학교 1학년 남학생 B군(8)을 자신이 몰던 승용차로 치고 달아났다.

불법체류자 신분에다 운전면허 없이 대포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그는 이튿날 항공편으로 카자흐스탄으로 달아났다가 지난 10월 14일 자진 입국했다.

B군은 한때 의식이 없을 정도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회복 중이지만, 치료비가 수천만원을 넘어 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 학생 아버지는 뺑소니범을 잡아달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기도 했다.

법무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카자흐스탄 정부에 긴급인도 구속을 청구했고 주카자흐스탄 한국대사관 역시 현지 외교당국을 수차례 방문해 송환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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