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이주노동자들이 경북 영천의 용역업체로부터 받은 ‘가짜 돈’.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연대회의 제공

노동청이 베트남 이주노동자에 ‘가짜 돈’을 지급한 경북 영천의 용역업체를 조사한다.

경북 영천시의 한 파견용역업체가 이주노동자에게 가짜 돈을 지급하며 임금체불한 사태에 대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 것이다.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13일 “사태의 위법성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며 “알려진 피해사례가 사실로 확인되면 법적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노동청은 이날 피해자 직접 조사를 시작한데 이어 가짜 돈을 지급한 파견업체 대표 A씨 조사에도 착수했다.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연대회의’(대경이주연대)는 영천의 한 파견용역업체에서 악질적 체불임금 사태가 대규모로 이뤄졌다며 용역업체 대표 A씨를 ‘근로기준법 제36조(금품 청산) 위반’ 등으로 지난 10일 노동청에 고발했다.

대경이주연대에 따르면 A씨는 베트남 이주노동자들을 모집해 영천지역을 중심으로 농장에 파견 후 이주노동자에게 일당 대신 가짜 돈(쿠폰)을 지급하며 임금을 체불했다.

A씨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쿠폰을 줄 때는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꿔준다고 말한 후 노동자들이 교환을 원하면 현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피해 이주노동자는 15명이지만, 이 업체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약 200여명의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것으로 전해져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피해 금액은 개인에 따라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에 달한다.

최선희 대경이주연대 집행위원장은 “고발장 접수 후 업체 대표 A씨가 피해자들에게 전화로 협박을 하는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노동청 등 관계기관의 신속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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