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북한 고위급 탈북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에 속고 있다고 경고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타임스는 현지시각으로 11일 서한의 사본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서한을 보낸 탈북자가 자신을 “50년간 북한에서 살았고 30년 동안 조선 노동당 간부로 일했다”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해당 탈북자에 대해 1년여 전 북한을 탈출했으며 미국 정부 기관에서 주요 자문역을 맡는 등 국가안보 관련 부서에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문에 따르면 이 탈북자는 서한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전면적인 제재를 부과하고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실행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북한의 비핵화는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자신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당신은 김정은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막았지만, 그는 여전히 대화의 장 뒤에서 핵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고 당신과의 관계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며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심리전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핵폭탄과 같은 위력을 가질 수 있으며 북한 주민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탈북자는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면 남한에 흡수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핵은 적의 선제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50년 동안 통치를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3대에 걸쳐 수행한 핵 개발의 정당성이 무너지고 주민과 당, 군의 신뢰를 잃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런 주장에 대한 근거로 그는 북한이 이제껏 단 1개의 핵무기도 폐기하지 않았고 한국 및 주한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무기시험을 계속해온 점 등을 들었다. “김정은은 조부와 선친이 만든 핵전략과 전술 매뉴얼을 따르고 있고 지난 25년의 패턴을 반복하면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고 있다”고 한 그는 “북한 독재자들은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25년간 북한을 비핵화하는 결정을 내린 적 없으며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대의 유훈을 거론하면서 비핵화는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전체에 걸친 광범위한 비핵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독재자가 죽더라도 북한에 혼란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노동당이 모든 것을 통제해 곧 새로운 지도자를 내세워 국가를 안정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탈북자는 “김정은이 북한 비핵화를 할 것으로 믿게끔 트럼프 대통령을 속였다”면서 “미국은 북한 엘리트층을 겨냥, 내부로부터 젊은 독재자를 교체하기 위한 심리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양과 대도시 군에 심리전 정보가 쏟아지면 핵에 집착하는 지도자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금 효과적인 심리전 작전을 개시해야 한다”고 한 그는 “이것이 새로운 정치체제의 탄생으로 이끌 것이며 북한의 장군들이 위기 때 김정은의 공격 명령을 따르지 않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문은 백악관이 이같은 서한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해당 서한이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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