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와 경비원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폭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첫 공판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다만 이씨의 변호인은 “엄격한 성격 때문”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16일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16일 상습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씨의 변호인은 이날 “객관적인 공소사실은 전부 인정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전 이사장이 이런 행위를 한 것은 본인에게 성격이 굉장히 엄격하기 때문”이라며 “자신에게만 엄격한 것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정확히 일해주기를 바라는 기대치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일을 못 하면 화를 내기도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되돌아보면 이런 행위와 태도가 전체적으로 부족함에서 비롯됐다고 반성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폭언 및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호인 측은 이씨의 행위에 ‘상습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이씨가 범행에 사용한 물건이 ‘위험한 물건’이라고 볼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다.

변호인은 상습성과 관련해 “공소사실의 행위가 집중된 기간은 조양호 회장의 평창올림픽 유치 활동에 대한 내조로 인해 스트레스가 가중됐던 때”라며 “오랜 기간 엄격한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평생 스트레스를 인내하고 살았던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이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닌지 살펴달라”고 주장했다.

또 직원에게 던진 화분은 ‘위험한 물건’이 아니어서 특수폭행 혐의가 적용될 수 없고 일부 범행은 ‘피멍’이 든 수준이라 상해죄를 묻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재판장은 이날 피해자 진술조서에 욕설이 많이 나오자 “욕설이 많이 나오는 거 같은데 검사님도 직접 그 부분을 재연하기 민망할 것 같다”며 “화면에만 서증을 띄워주시고 욕설을 뺀 나머지 부분을 천천히 읽어주시면 욕설은 우리가 알아서 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검사는 “(민망한 게) 맞다”며 “그렇게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폭언 및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씨는 2011년 11월~2017년 4월 경비원과 운전기사 등 직원 9명을 상대로 총 22회에 걸쳐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그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가위와 화분을 던지고 구기동 도로에서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필리핀 가사 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달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소설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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