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여 3백 이상’ 대학가 채용공고의 ‘놀라운 반전’

대구가톨릭대학교에 부착된 채용공고문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캠퍼스에 부착된 한 채용공고문.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16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에브리타임’에는 “이거 누가 기획했냐”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중앙도서관에 잠시 들렀다가 게시판에 붙어있는 공고문을 보고 이게 뭐지 싶어 QR코드를 찍어봤는데 소름이 돋았다”며 사진 2장과 함께 글을 올렸다.

해당 채용공고문은 언뜻 보기에 일반적인 채용 공고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공고문에는 ‘경력 무관, 학력 무관, 나이 무관, 급여는 월 300만원 이상’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의 회사입니다’라는 소개와 함께 지원서 작성 및 상세요강은 QR코드를 찍어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에브리타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하지만 하단에 있는 QR코드를 직접 찍고 들어가면 전혀 예상치 못한 이미지가 나타난다. 해당 이미지에는 “1930년 그들도 속았습니다”라며 “조선인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된 방식은 취업 사기로 인한 유괴, 인신매매 등 명백한 강제징용입니다”라는 글이 담겨있다. 이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진실, 과거는 기억하지 않으면 되풀이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채용 공고문 하단 QR 코드를 찍으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내용이 나온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알고 보니 이 공고문은 실제 신입사원을 모집하려는 채용공고문이 아니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등 역사에 관심을 갖도록 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홍보물이었다.

해당 공고문을 만든 대구가톨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4학년 엄모씨는 17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채용공고문을 통해 역사를 바르게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엄씨는 “평소에도 사회·역사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유니클로 광고 등 역사가 왜곡되는 경우를 보며 분노했다. 보통 우리가 역사에 대해 생각할 때 으레 딱딱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사람들에게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의 작품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교내 학생들에게만 (위안부와 강제징용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한 것이었는데 이렇게 유명해질 줄 몰랐다”며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사회·역사적 문제를 알리고 함께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 어린 나이에 가족 위해 일하러 갔던 소녀들을 위로하고 달래는 방법은,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는 거다” “어린 학생이 (역사적) 진실을 알리려 노력하는 게 정말 감동적이다” “눈물이 나려 한다. 많은 걸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설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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