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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꼭 봐요^^” 검찰 자료로 피해자 번호 알아낸 성추행 피의자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올해가 가기 전에 얼굴 한번 꼭 봐요~^^”

한 성추행 피의자가 검찰로부터 받은 수사자료를 통해 피해자 연락처를 알아낸 뒤, 이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대처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S는 최근 서울동부지검에서 성추행 혐의로 수사받은 피의자 A씨가 피해자 B씨에게 전화, 문자 등 여러 차례 연락을 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날 추운데 옷 따듯하게 입고 다녀요” “얼굴 잠깐 뵙고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등의 문자를 보냈다.

A씨는 지난 10월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자 본인의 변호를 위해 필요하다며 수사자료를 검찰 측에 요구했다. 그 자료에 B씨의 연락처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A씨는 약 한 달 후인 지난달 초 피해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서울동부지검은 “사건 관계인이 열람 등사 신청 시, 마스킹처리시스템이나 종이·필기구 등을 이용해 피해자의 연락처를 가려서 제공해 왔다”며 “이 건은 필기구로 피해자의 연락처를 지웠으나 그 부분을 긁어 다시 볼 수 있는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KBS에 밝혔다.

이어 “해당 필기구는 현재 사용하지 않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는 “긁은 게 아니라 굉장히 자연스럽게 지워졌다”면서 “우연히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또, 자신은 성추행 피의자가 아니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가방으로 우연히 스쳤을 뿐 성추행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재판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B씨는 “피의자의 문자인 것을 알고 충격받았다.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큰 상황”이라며 “검찰은 피의자에게 경고했다고 하지만 고통은 저 혼자 감당해야 하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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