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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최고 명곡은 ‘벚꽃 엔딩’과 ‘바운스’

평론가 14명이 뽑은 2010년대 가요계 명반과 명곡(하)

국민일보는 음악 웹진 ‘이즘’에서 활동하는 음악평론가 14명을 상대로 2010년대 가요계 명반과 명곡을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가요계 명반을 다룬 첫 회(국민일보 23일자 26면 참조)에 이어 이번에는 지난 10년간 가요계에 등장한 최고의 곡들을 소개한다.

이제 더 이상 ‘봄의 전령’이라는 수식어는 개나리 매화 목련 같은 봄꽃에만 붙지 않는다. 밴드 버스커 버스커가 2012년 3월 29일 내놓은 ‘벚꽃 엔딩’은 발표와 동시와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면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봄의 캐럴로 자리 잡았다. 한국인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라디오나 카페에서, 혹은 거리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면 봄이 왔음을 실감하곤 한다. 너무나 유명한 이 곡의 후렴구는 다음과 같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밴드 버스커 버스커. CJ ENM 제공


실제로 벚꽃 엔딩은 평론가들이 2010년대를 대표하는 명곡으로 첫손에 꼽은 노래였다. 설문에서 평론가 14명은 각각 3곡씩을 추천했고, 이를 통해 모두 25곡이 언급됐는데 벚꽃 엔딩은 5명의 지지를 받았다. 이유는 이 노래가 가진 강력한 대중성과 질긴 생명력이었다. “매년 듣고 부르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입증된다”(정민재) “성공하는 가요의 조건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곡”(정효범) “매해 죽지 않는 불멸의 노래”(김반야) “대중에게 영원히 끝나지 않을 ‘봄’을 선물했다”(손기호)….

설문 결과 벚꽃 엔딩이 ‘단독 1위’를 차지한 건 아니었다. 조용필의 ‘바운스(Bounce)’가 이 곡과 같은 5명의 지지를 얻었다. 바운스는 조용필이 2013년 발표한 정규 19집 ‘헬로(Hello)’의 첫 번째 트랙이자 선공개 곡이었다. 가요계의 가장 높은 봉우리라고 할 수 있는 거장이 10년 만에 발표하는 신곡이니 묵직하고 강렬한 노래가 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청량한 사운드 위에 “그대가 바라보면/ 두 눈이 마주칠까/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두근대/ 들릴까봐 겁나”라는 가사가 포개지는 노래는 더없이 산뜻하고 신선했다. 바운스는 조용필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이 노래가 담긴 헬로는 2010년대 명반을 묻는 순위에서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가수 조용필. 유니버설뮤직 제공

김도헌은 바운스를 통해 “10대들도 춤추게 만든 거장의 생기”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정연경은 “팝적인 멜로디, 보편적인 가사, 따라 부르기 좋은 코러스 등 대중가요의 정의에 가장 들어맞은 곡”이라고 평가했다. 박수진은 “쉽고 간결했으며 탄탄한 사운드를 지닌 노래”라고 호평했다.

버스커 버스커와 조용필의 곡이 공동으로 정상을 차지했지만 설문 결과를 살피면 2010년대 최고 음원 강자였던 아이유의 파워를 실감하게 된다. 아이유가 최정상급 가수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좋은 날’은 4표를 받았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진하게 묻어나는 ‘밤편지’도 3표를 얻었다. 선배 가수 김창완과 호흡을 맞춘 ‘너의 의미’를 2010년대 명곡으로 꼽은 평론가도 1명 있었다.

가수 아이유. 카카오엠 제공


평론가들은 좋은 날에 대해 “아이유의 출발을 알린 곡”(박수진)이라는 식의 평가를 내놓았다. 밤편지를 두고서는 “아이유의 언어가 설득력을 얻기 시작한 노래”(정연경) “아이유의 장점이 총집합된 곡”(임선희) “오랫동안 불릴 만한 음악”(황선업)이라고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중에서는 ‘DNA’가 3표를 받으면서 가장 많이 언급됐다. 2017년 발표한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의 타이틀곡이었던 DNA는 BTS 신드롬을 본격적으로 예고한 노래였다. BTS는 그해 미국 음악 시상식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DNA를 부르며 미국 시장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음반은 ‘빌보드 200’에서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임동엽은 2010년대 명곡 중 하나로 DNA를 꼽으며 “(이 노래를 통해) 세계 시장이 K팝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대 가요계를 정리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언급한 평론가도 2명 있었다. K팝의 가능성을 엿보게 만든 노래였기 때문이다. ‘뮤지션의 뮤지션’으로 통하는 선우정아의 리메이크곡 ‘봄처녀’도 2명의 지지를 받았다. 소승근은 “실험성과 대중성이 균형을 이룬 한국형 펑크(Funk) 음악의 진수”라고 격찬했고, 장준환은 “명료하고 독특했으며 군더더기 없는 리메이크곡이었다”고 평했다.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김도헌 김반야 박수진 소승근 손기호 임동엽 임선희 장준환 정민재 정연경 정효범 조지현 황선업 황인호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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