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의 영화 한 편. 손에 들린 고소한 팝콘. 끝난 뒤 영화에 대해 나누는 가벼운 담소까지. 초침에 쫓겨 허겁지겁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영화만큼 손쉽고 고마운 취미 활동이 있을까요.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 영화 관람은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는 유튜버 ‘아임뚜렛(이하 아뚜)’에게도 영화관 문턱은 너무나 높았습니다. 울컥울컥 터져 나오는 소리 때문에 다른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됐기 때문이죠.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구독자들이 아이디어를 하나 냈습니다.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아뚜를 초대하자는 것이었죠.

유튜브 채널 '아임뚜렛' 캡처

아뚜는 투렛 증후군을 가진 유튜버입니다. 투렛 증후군이란 틱 장애라고 불리기도 하는 장애로 자기도 모르게 단순하고 반복적인 동작이나 소리를 내는 증상을 가리킵니다.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불편한 시선 때문에 사회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유튜브 채널 '아임뚜렛' 캡처

유튜브 채널 '아임뚜렛' 캡처

그러나 아뚜는 장애에도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투렛 증후군을 앓는 사람의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올렸습니다. 라면을 먹다 발작이 오면 면발이 공중에 날아다니기도 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소리를 눌러가며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고요. 머리를 자를 때는 “잘못 자르셔도 괜찮다”며 당황해하는 이발사를 안심시키기도 했습니다. 유쾌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장애에 맞서는 아뚜의 태도는 많은 구독자에게 감동을 줬습니다.

유튜브 채널 '아임뚜렛' 캡처

그런 아뚜에게도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싶어도 영화관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었죠. 아뚜는 지난 7일 올린 라면 먹방에서 “나도 영화를 보고싶은데 영화관을 못 가니까 영화관 어플로 빈 상영관이 없나 확인을 한다. 그렇지만 재밌는 영화는 아무리 끝물이라도 빈 상영관이 없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이에 구독자들은 “구독자들이랑 영화관을 전석 예매해 영화를 한편 보는 게 어떻겠냐”고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댓글은 순식간에 3600개의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아예 오픈 카톡방을 만들어 ‘아뚜 영화관 보내기 프로젝트’를 기획한 구독자도 있었습니다. 오픈 카톡방은 열린 지 몇 시간 만에 200명 정원을 꽉 채웠습니다. 현재 프로젝트 기획단은 다음 달 중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소식이 알려지자 아뚜는 “이런 채팅방까지 만들어주신 줄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라면서도 “영화는 제가 여러분께 선물해드리고 싶다. 구독자분들께 받은 게 너무 많다. 2020년 봄에 보자”고 감사 댓글을 달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아임뚜렛' 캡처

프로젝트 기획자 김명철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뚜님을 개인적으로 아는 건 아니다. 라면 영상을 보다가 영화관을 가지 못한다는 부분을 봤다”며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하면 그분 인생에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뚜님이 부담스러워하신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내년 봄 아뚜는 구독자가 내민 손을 잡고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게 될 겁니다. 아마 다른 손에는 팝콘이 들려있겠죠. 어쩌면 영화를 보다 팝콘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화면을 가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요. 서로를 돕고 싶은 마음 따뜻한 이들에게는 날아오른 팝콘조차 즐거운 추억이 될 겁니다.

그리고 그들의 영화관에는 2020년의 봄기운이 가득차 있을 겁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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