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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방불케 하는 고등학교 축구부 술자리 지침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침서에 따르면 학부모는 축구부 감독이 오면 전원 기립하는 등 의전을 강요당했을 뿐만 아니라 자녀의 학년별로 위계가 정해지기도 했다.

MBC 축구해설가인 서형일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OO고등학교 축구부 술자리 지침서라는 제보를 받았다. 지침 자체도 끔찍하지만 학생 선수의 부모들이 감독과 이런 자리를 갖는 관행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절망적이다”라며 한 고등학교 축구부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지침서를 게시했다.

공개된 지침서에는 ‘황제 의전’을 연상케 하는 감독 의전 방법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술자리에서 학부모는 감독이 오기 전에는 술병을 먼저 열면 안 됐으며, 각 학년 부회장들은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감독이 들어갈 때 같이 들어가야 했다. 감독이 오면 전원 기립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었다.

트위터 캡처

뿐만 아니라 자녀의 학년별로 학부모의 위계가 정해진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조항도 있었다. 지침서엔 “신입생 부모님들은 어떤 사정이 있지 않는 한 먼저 장소로 대기한다. 감독님이나 선배 부모보다 늦게 자리에 참석하는 것을 금한다”라고 쓰여 있었다.

지침서 작성자는 “이는 기본으로 지켜야 할 술자리 예절”이라며 “‘이게 무슨 존중이냐. 군대도 아니고’라는 분도 분명 계시겠지만 우리 부모님들이 감독님을 존중해주고 대우해주지 않으면 아이들 역시 지도자를 우습게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침서를 본 네티즌들은 “감독이랑 코치들이 애들 입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갑질이 심하다고 들었다” “매번 갑질 문제가 터지는 엘리트 체육계 반성하라”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홍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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