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강사의 잇따른 부적절한 언행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들의 질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심지어 아동·청소년 성교육 기관에 성범죄자가 취업할 수 있는 사각지대까지 발견되면서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14년 성폭력방지법 개정을 계기로 모든 공공기관 및 국가기관, 학교 등에 성폭력예방교육을 의무화하면서 되도록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전문강사의 수준이다. 얼마전 제주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성교육 강사 A씨가 학부모 대상 교육에서 “조손가정 아이는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아 성범죄자가 된다”고 말해 이에 항의하는 학부모의 진정서가 제주도교육청에 접수됐다.

지난해에는 유명 여성 성교육 강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성교육 관련 연구소 직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됐다. 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고등학교 정규 성교육 시간에 강사가 ‘동성애는 우리가 지켜줘야 한다’며 동성애를 찬성하는 발언을 했는데 논쟁 사안에서 한 쪽 입장만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글이 게재됐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성교육 강사의 질 관리가 사실상 방치돼있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산하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을 통해 성폭력, 성희롱 등 분야별 전문강사를 연 3000명 넘게 위촉하고 있다. 2년마다 보수교육을 받게 하고 재위촉 한다지만 재위촉이 필수는 아니다.

민간기관이 운영하는 강사 양성 프로그램만 이수해도 성교육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민간기관의 교육 프로그램까지 정부가 관여하는 건 아니다.

그나마 법정 의무교육은 전문강사가 누구인지, 강의 내용은 무엇인지 등을 여가부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어 사후관리가 되지만 이 의무교육을 벗어나면 관리 대상이 아니다. 여가부 관계자는 “제주도 강의도 학교에서 이뤄졌지만 법정 의무교육이 아닌 학부모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된 교육이었다”며 “(법정 의무교육과 같이) 공공영역 안에 있었다면 제재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성범죄자가 성교육 강사가 되는 길도 열려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하는 청소년성문화센터가 성범죄자의 취업 제한 기관에 포함돼있지 않아서다.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라 국가 및 지자체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교육 전문기관을 설치, 운영해야 한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는 각 지역에 있는 청소년성문화센터에 성교육을 위탁하고 있다. 청소년성문화센터는 지난 1월 1일 기준 16개 시·도에 58곳 마련돼있다.

현행 아동청소년성보호법(아청법)은 이 센터를 성범죄자 취업 제한 기관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센터가 자발적으로 지원자의 성범죄 이력을 조회해 거르지 않으면 성범죄자가 취업해도 법적 제재는 불가능하다.

이런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은혜 의원은 최근 성범죄자 취업 제한 기관에 성교육 전문기관을 포함하는 내용의 아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정 의원은 “현재 성교육은 내용부터 시기, 방식, 실시 및 감독 주체까지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우선 성범죄자가 아동 성교육 강사로 취업할 수 있는 허술한 법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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