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실손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이른바 ‘비만치료제’(삭센다 주사)를 맞았다. 그리고 ‘감기 치료’ 등으로 허위 작성한 진단서와 진료비 영수증을 보험사에 제출하고 보험료를 타냈다. A씨의 ‘보험사기’는 전문 브로커와 결탁한 병원들의 합작품이었다. 금융 당국과 수사기관 등은 이런 수법으로 보험금 5억여원을 가로챈 환자와 브로커, 의사 등 200여명을 적발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지난해 상반기에만 37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0억원(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특히 다양한 보험 상품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으로 지능화·집단화된 보험사기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책임보험을 이용한 사기도 다양해졌다. B씨 가족은 전국 음식점과 할인마트를 돌며 음식을 사 먹은 뒤 배탈·설사에 시달리고 있다며 항의해 치료비, 정신적 보상비 등을 뜯어냈다. 해당 업체들이 배상책임보험에 든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들은 “돈을 주지 않으면 보건소에 고발하겠다”고 위협했고, 모두 6700만원의 보험금을 가로챘다.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수관 누수가 발생하자 뒤늦게 보험에 가입한 뒤 사고일자를 조작해 9000만원을 타낸 세입자 등도 금감원 등에 보험사기로 적발됐다.

조직적 보험사기도 급증하고 있다. 한 배달업 보험사기 조직은 ‘돈 필요한 사람 연락 바란다’는 SNS 광고를 내고 배달대행업 근로자를 모집했다. 이렇게 찾아온 사람에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해 고의로 접촉 사고를 내게 한 뒤 30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금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에 솔깃해 고의사고에 가담하면 보험사기 공모자로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실손보험 관련 브로커 제안이나 배상책임보험 등을 이용해 진료·사고 내역을 조작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는 보험사기에 해당되므로 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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