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교각을 들이받아 숨진 레미콘 차량 운전자가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사고 직전 핸들을 꺾었다는 목격자 진술이 나왔다.

사고는 14일 오전 11시쯤 부산 사상구 모라동 신모라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이곳은 경사도 16~17%에 이르는 급격한 내리막길이다. 대형 차량들이 속도를 줄이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가 빈번한 탓에 평소 ‘마의 구간’ ‘공포의 내리막길’로 불릴 정도다.

이날 레미콘 차량을 운전하던 A씨(62)는 백양터널에서 교차로 방향으로 난 내리막길을 주행하다 교각을 들이받았다. A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A씨의 레미콘 차량과 충돌할 뻔한 김호성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고 현장과 그때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교차로에서 전방을 주시하기 위해 10시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왼쪽에서 레미콘이 경적을 울리며 다가오고 있었다”며 “그 순간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A씨가 내 차와 충돌하기 직전 방향을 틀어 교각과 충돌했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그러면서 “A씨가 마지막에 교각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았다면 내 차와 충돌했을 것”이라며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김씨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설명을 덧붙였다.

영상을 보면 김씨의 말처럼 A씨가 몰던 레미콘 차량이 경적을 크게 울리며 빠르게 다가온다. 이를 들은 김씨가 가까스로 차량을 멈췄고, 이때 방향을 살짝 튼 레미콘 차량이 교각을 들이받는다.

김씨는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를 들었는데 A씨가 속도를 줄이려고 애쓰셨던 것 같다”며 “언론 보도 이후 A씨가 숨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분의 희생이 없었다면 나 또한 사고를 당했을 것이고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