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성폭행 혐의를 받는 가수 김건모(52)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하루 빨리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그날 유흥업소에 간 것은 맞지만 배트맨 티셔츠를 입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15일 오전 10시20분쯤 변호인 등과 함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뒤 지하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답변하지 않았다. “성폭행 혐의 인정하느냐” “성관계한 사실은 있느냐” “폭행한 사실이 있느냐” “은폐를 시도했느냐” 등을 물었지만 김씨는 굳은 표정으로 조사실로 빠른 걸음을 재촉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4일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여성 A씨를 8시간여 조사했고 김씨를 첫 소환했다.

12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고 나온 김씨는 “심려를 끼쳐 드려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혹이 불거진 당일 유흥주점에 간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 경찰이 김씨의 차량 운행 동선이 저장된 GPS 기록을 압수한 상황에서 주점 방문을 부인하진 않았다.

다만 A씨와는 대면한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따라서 성폭행도 없었다고 했다. 주점에서 술 마시는 내내 매니저와 함께 있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의혹 당일 결제한 150만원짜리 카드 내역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소에서 여성과 단둘이 술을 마시려면 이보다 훨씬 비싸다는 주장이다.

김씨 측은 A씨를 만나지 않았다는 또 다른 증거로 유흥주점에 가기 전 방문한 곳 CCTV를 제출했다. 당일 착용한 의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피해 여성 A씨는 김씨가 범행 당일 ‘배트맨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해당 CCTV에는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변호인은 “(대중이) 추측하는 것과는 다른 여러 사실이 존재한다”며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이의 주장과 다른 여러 자료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김씨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성폭행 무혐의를 직접 입증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A씨는 성매매가 아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배트맨 티셔츠’를 입지 않았다는 CCTV도 술집에서 찍힌 건 아니다. 경찰은 김씨 측이 제출한 자료가 A씨의 주장과 달라 추가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김씨 측 자료의 조작 여부도 함께 조사한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김씨가 2016년 8월쯤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여성 직원 A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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