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7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침해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됐다. 앞서 청와대는 같은 내용의 청원을 인권위에 이첩했다가 ‘인권위 독립성 침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은우근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7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전 장관 수사 과정에서 일어난 검찰의 무차별적 인권 침해를 인권위가 조사해 달라”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은 교수는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 전 장관 검찰수사가 인권침해라며 인권위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을 올린 당사자다.

은 교수는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는 나라를 뒤흔들고 온 국민에게 공포를 안겨주었다”며 “이 같은 사람을 겨냥하는 ‘먼지털기식 수사’는 사실 저열하고 비열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이 검찰개혁을 주도해 악의적 표적 수사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은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역사상 유례없는 집중 표적이 된 이유는 그가 검찰개혁을 주장했기 때문”이라며 “조 전 장관의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으로 사실상 정부를 겨냥한 비열한 정치 수사”라고 말했다.

검찰 개혁을 주장해온 은 교수는 검찰수사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언급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번 검찰수사를 보며) 치를 떨었다”며 “검찰의 기득권을 비판하거나 도전하는 자는 전직 대통령이나 법무장관이라도 잔인하게 짓밟힐 수 있음으로 보여주었다”고 했다.


청와대는 은 교수의 ‘조국 청원’과 관련해 비서실장 명의로 인권위에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송부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조 전 장관을 수사한 검찰을 압박하고 인권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은 교수는 “청원을 처리한 청와대의 행위가 인권위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수긍한다”면서도 검찰의 인권침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으로부터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를 보고받고도 감찰 중단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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