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 비리' 혐의 서미경씨가 2018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나가고 있다. 뉴시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4시29분 영면했다.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차남인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날 가장 먼저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뒤따라 부인과 함께 들어왔다. 고인의 부인 시게미츠 하츠코(重光初子) 여사는 오후 8시50분경 검은색 상복 차림을 하고 빈소로 들어왔다. 사실혼 관계인 서씨는 친오빠 서진석 전 유기개발 대표 부부와 함께 밤 11시10분경 빈소를 찾아 30분쯤 머물렀다.

장례는 롯데 그룹장으로 치러친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서씨는 서승희라는 예명으로 연예계 활동을 한 70년대 청춘스타다. 1969년 영화 ‘피도 눈물도 없다‘에 아역으로 출연하는 것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전성기가 시작된 건 1972년 제1회 미스롯데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부터다. 이후 롯데제과 CF에 등장한 뒤 당대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1973년 영화 ‘방년 18세’에 주연으로 출연한 후 ‘여고교사’ ‘청춘 불시착’ ‘혼혈아 쥬리’ ‘김두한 제3, 4편’ 등에 출연했다.

선풍적인 인기를 뒤로 하고 1982년 돌연 일본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추자 온갖 루머에 시달렸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잠적한 이유는 이듬해 밝혀졌다. 신 명예회장의 딸 신유미씨를 출산했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서씨는 20대 중반이었고 신 명예회장은 환갑이었다. 5년 뒤 신 명예회장은 신유미씨를 호적에 입적했다. 현재 롯데호텔 고문직을 맡고 있다.


2006년에는 서씨가 롯데시네마에 제품을 공급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얻었다. 최근에는 롯데 일가 비리사건에 연루돼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 명예회장은 서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매점운영권을 임대하는 형태로 770억원 가량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2016년 기소돼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다. 함께 기소된 서씨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씨는 현재 공식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주로 일본에서 머물고 있다. 수천억 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원실업과 유기개발 등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유원실업은 롯데시네마 서울 경기권 매장의 매점 운영권을 독점하고 있는 회사다. 유기개발은 롯데백화점 주요 지점의 식당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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