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과거 모습.

이국종(51)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센터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이 센터장은 2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센터장이란) 보직을 내려놓고 아주대 다른 교수들처럼 지낼 것”이라며 “내가 몰아붙여 (닥터)헬기 뜨고 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병원 복귀와 동시에 센터장직을 내려놓을 계획이며 외상센터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고 평교수로 조용히 지내겠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의 외상센터장 임기는 아직 1년 가까이 남았다. 그는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병원 고위층 모두가) 내가 그만두는 것을 원하고 ‘너만 입 다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한다”며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앞으로 외상외과 관련 일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지난해 10월18일 경기도 수원 팔달구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사퇴 고민은 이미 이전부터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상센터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미 관두기로 정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권역외상센터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당시 그는 병원 측이 권역외상센터 인력충원 예산으로 받은 국비를 다른 용도로 썼다고 폭로했다.

동료 의료진에 대한 미안함도 한몫했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우리 간호사들은 매일같이 손가락이 부러지고 (피부가) 찢기는 상황을 참고 닥터헬기를 탔다”며 “헬기 타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일 타라고 지시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서 병상을 제공해주지 않는 문제, 센터장으로서 약속했던 인력 충원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도 사퇴 결정의 이유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모습. 뉴시스

이 센터장은 지난 한 달간 명예 중령 자격으로 해군 해상훈련에 참여한 후 지난 15일 귀국했다. 다음 달 1일 출근할 예정이다. 다음 달 1일 출근한 뒤 센터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결심으로 보인다.

이 센터장은 정계 진출이나 다른 병원으로의 이직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진료와 강의 등 평교수로서의 삶을 살아가겠다”며 “병원 정책에 최대한 맞춰 주면서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 센터장에게 욕설하는 녹취가 공개되면서 의료계에 파문이 일었다. 유 의료원장은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했고,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로부터 사임 요구도 받은 상태다.

이 센터장은 그간 외상센터 운영에 대해 병원 고위층과 갈등이 있음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사퇴 의사를 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영선 박세원 기자 o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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