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광역지방자치단체와 지방대를 하나로 묶는 새로운 방식의 대학 구조조정을 시도한다. 기존에는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대학을 평가하고 지원금을 나눠주는 방식이었다. 새 사업은 지자체와 대학 등이 알아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오면 이를 평가해 돈을 나눠주는 일종의 ‘콘테스트’ 방식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기본계획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저출산·고령화, 인구의 수도권 집중 등에 따른 지역 소멸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대의 대대적 활로 개척사업”이라며 “대학 혁신이 지역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소개했다.

이번 계획은 상금 1080억원을 내건 지방대 개혁 콘테스트라고 보면 쉽다. 올해 안으로 비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를 선정해 국고 1080억원을 지원한다. 지자치는 총 사업비의 30%를 대응투자한다. 한 개 지자체가 지원하는 ‘단일형’에는 국고 300억원, 지방비 128억원이 지원되며, 복수의 지자체가 함께 지원하는 ‘복수형’에는 국고 480억원과 지방비 206억원이 투입된다. 서울·경기·인천은 제외되기 때문에 14개 광역지자체가 경쟁하는 구도다.

교육부는 지역이 자율적으로 만들어오면 평가해 돈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거액이 걸려 있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사업 추진 동력은 학령인구 감소 같은 지방대 고사 위기라고 교육부는 설명한다. 대학이 망할 경우 지역의 활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지자체들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업이 추진됐지만 지자체들이 미온적이어서 좌초됐었다. 최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라면서 “대학이 없어질 경우 지자체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되고 지역민들의 비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광역지자체 안에 있는 다양한 대학과 전문대들이 협업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교육부가 생각하는 그림은 지역 특성에 맞는 인력 양성 시스템을 지자체와 대학이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학과 구조 개편 같은 구조조정이 일어나야 한다. 교수 집단부터 ‘밥그릇’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관광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라면 관광산업과 관련한 인력 양성 시스템으로 개편해야 한다. 관광 산업 중심으로 인력 양성 시스템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다른 분야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역에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긴 어렵다”며 “무엇보다 지자체의 장들이 적극적인 분들이 많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중으로 유 부총리와 지자체장, 대학 총장, 협업기관의 장들이 참여하는 권역별 간담회를 개최하고 기본계획을 다음 달 말 확정・공고할 예정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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