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장환봉씨 유족들. 연합뉴스

여순사건 당시 반란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처형을 당한 민간인 희생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억울하게 희생된 지 72년 만에 명예회복이 이뤄진 셈이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20일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 재심 선고 공판에서 철도기관사로 일하다 처형당한 고 장환봉(당시 29세)씨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사과했다.

재판부는 1948년 당시 군법회의에서 장씨에게 적용한 내란과 국권 문란죄에 대해 “범죄 사실의 증명이 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어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이번 판결의 집행이 위법한 공권력에 의한 것이었음을 밝히며 깊이 사과드린다”며 “여순사건 희생자들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고단한 절차를 더는 밟지 않도록 특별법이 제정돼 구제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 일부가 제주 4·3 사건 진압을 위한 제주 출병을 거부하면서 벌어진 반란 사건이다. 장씨는 국군이 반란군으로부터 순천을 탈환한 뒤 반란군을 도왔다는 누명을 쓰고 체포되어 22일 만에 군사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곧바로 형이 집행됐다.

장 씨의 유족은 지난 2013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문에 구체적인 범죄사실과 증거 요지가 기재되지 않았고 순천 탈환 후 22일 만에 사형이 선고, 집행된 점 등을 이유로 지난해 3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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