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명의로 특정회사 주식을 산 뒤 이 기업에 우호적인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 수억원을 챙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김영기 부장검사)은 20일 자본시장법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A씨(39)를 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의 친구 B씨(39)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자신이 작성한 분석 보고서의 추천 종목을 B씨에게 알려주고 주식을 사들이게 했다. 이후 A씨의 분석 보고서가 발표된 뒤 주가가 상승한 시점에서 이를 팔아치워 7억6000만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렇게 이익을 얻게 한 대가로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B씨로부터 체크카드와 현금 등 약 6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출범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첫 수사 대상이었다. 특사경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사 리서치센터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착수했었다. 출범 이후 두 달 만이었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해 11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됐다. 이후 사건을 송치받은 합수단은 보강수사를 거쳐 A씨가 6억여원을 받은 정황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3일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조사분석자료(분석 리포트)를 이용해 불법 이득을 취득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사기적 부정거래죄를 적용한 최초의 수사 사례”고 설명했다. 하나금투 측은 A씨를 강제휴직 조치한 상태다.

금감원 특사경은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의 직속 조직이다. 압수수색과 통신기록 조회, 출국 금지 등 강제 수사권을 활용해 주가조작이나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사건을 수사한다. 금융위원회가 긴급조치(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선정해 검찰에 이첩한 사건만 담당하며 서울남부지검의 수사 지휘를 받는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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