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20일 광주광역시를 찾아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시는 많은 분의 마음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서운해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민주의 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8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일에 대해 사과했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영호남 화합, 국민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호남에 기반은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역사의 고비에 물줄기를 바로잡는 역할을 (하며) 옳은 길을 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묘역 앞에서 일부 시민이 ‘광주 정신 모독’이라며 항의한 것과 관련해 “저를 지지해주셨던 많은 분께 감사드리고, 그 과정에서 부족했던 저에 대해 사과드리러 왔다. 그 목적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립현충원을 찾은 데 이어 오후 1시 30분 광주 5·18 묘역에 도착해 5·18민중항쟁 추모탑을 참배하고 헌화·분향했다.


그는 방명록에 “독재의 벽을 부수고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치신 님들을 추모하며 그 뜻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 쉬는 나라, 공정한 사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진정한 진짜 민주주의를 실천하겠다”고 적었다.

안 전 대표는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 앞에서 잠시 무릎을 꿇고 비석을 어루만졌다. 취재진을 물러나게 한 뒤 묘역을 응시하며 홀로 참배의 시간을 가졌다.

안 전 대표의 광주행엔 안철수계인 바른미래당 권은희·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 의원뿐 아니라 호남계 박주선·주승용·김동철 의원, 당권파 최도자 의원이 동행했다.


안 전 대표는 참배 이후 장인의 묘가 위치한 전남 여수로 이동했다. 늦은 오후 부산 본가로 향해 1박을 한다.

안 전 대표는 서울에서 광주로 내려가는 길에 들른 백양사 휴게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거취와 국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안 전 대표는 한국 복귀를 준비하던 때와 비슷한 시점에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며 “저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러 왔다. 그게 저에게는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그 이야기를 하면 아주 싫어하는 세력도 많다. 가짜뉴스와 이미지 조작에만 능하고 자기편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 있는, 마치 이익 집단의 권력투쟁 같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바이러스는 백신 나오면 싫어한다. 그래도 중요한 문제는 제가 최선을 다해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도 바꿔야 하는 적기를 지났다. 지금이라도 이쪽으로 가야 한다고 호소하지 않으면 어떤 파국이 올지 두렵다”며 “개인적 욕심은 없다. 그 말 하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그 말을 실현할 분들을 도와드릴 생각밖에 없다”며 “지역선거 열심히 해서 저만 당선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새 선거법에 대해 “원래 취지가 많이 훼손됐다. 원취지에 맞게 조금씩 바꿔 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선거법 통과를 주도한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 대해서는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이는 건 옳지 않다”며 “유럽 쪽에 이야기하면 이해를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큰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현 정권을 수사 중인 검사를 인사 개혁하는 건 검찰 개혁이 아니다. 그것을 검찰 개혁으로 포장하면 어떤 국민이 속겠나”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의원이 새로운보수당을 차리며 ‘2년 전 결혼은 잘못했다’고 한 데 대해서는 “제가 척박한 현실정치에 뛰어들겠다는 결심도 없이 간섭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어떤 말도 드릴 수 없었던 이유”라며 “결과적으로 바른미래당이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은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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