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모란트. AP뉴시스

미국프로농구(NBA)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지난 시즌 33승 49패로 서부 콘퍼런스 12위에 그쳤고 여름에는 에이스를 트레이드했다. 그런 멤피스가 올 시즌 플레이오프 막차를 탈 기세다.

지난해 5월 2019 NBA 드래프트 전체 2지명권을 손에 쥐었던 멤피스는 지난해 6월 베테랑들과 지명권들을 받고 에이스 포인트가드 마이크 콘리를 유타 재즈로 넘겼다. 멤피스가 NBA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포인트가드 자 모란트(21)를 뽑아 그를 전면으로 내세울 수 있는 조건을 만든 셈이다.

그래도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21.1점을 올린 콘리의 부재로 당장의 전력 손실은 어쩔 수 없다는 평가였으나 예상과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멤피스는 최근 7연승을 달리며 20일(한국시간) 현재 격전의 서부 콘퍼런스 8위(20승 22패)를 지키고 있다. 9위 샌안토니오 스퍼스(18승 23패)와는 1.5경기차다.
자렌 잭슨 주니어. AP뉴시스

연승 기간 동안 멤피스는 만만치 않은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올렸다. 카와이 레너드가 출장한 5일 LA 클리퍼스전에서 2년차 빅맨 재런 잭슨 주니어(21)의 맹활약(24득점·야투율 90%) 속 140대 116으로 대승을 거뒀다. 15일 열린 휴스턴 로키츠전에서는 모란트가 11개의 야투 중 10개를 성공시키며 26득점, 121대 110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선전의 가장 큰 원동력은 모란트의 기량이 기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모란트는 현재 경기당 평균 17.9득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해부터 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엄청난 스피드로 상대 수비진을 휘젓고 언제든 덩크로 마무리할 수 있는 훌륭한 운동능력을 갖췄다. 경기당 7어시스트를 기록할 만큼 시야와 패스 센스도 좋은 편이다. 전체 1순위 지명자 자이온 윌리엄슨(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이 아직도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모란트의 신인왕 수상은 확정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2018 드래프트 전체 4순위 지명자 잭슨 주니어도 경기당 평균 17.8득점으로 모란트를 훌륭히 보좌 중이다. 211㎝의 신장에 비해 리바운드 장악력(4.8개)이 다소 아쉽지만 긴 팔에 좋은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한 수비력은 발군이라는 평이다. 올 시즌은 경기당 평균 2.6개의 3점슛(성공률 40.8%)을 기록하며 현대 농구에 맞는 빅맨으로 진화했다.

베테랑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잭슨 주니어가 해주지 못하는 리바운더 역할은 지난 시즌 중 토론토 랩터스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센터 요나스 발렌슈나스(15.1득점 10리바운드)가 메우고 있다. 발렌슈나스는 직전 오프시즌 멤피스와 3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유타에서 넘어온 포워드 제이 크라우더(10.4득점 6.2리바운드)의 활약도 쏠쏠하다. 콘리가 유타에서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기대 이하의 모습(13.1득점 4.6어시스트)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시절의 마이크 콘리(왼쪽)와 마크 가솔. AP뉴시스

소형 마켓이라 스타선수들이 선호하지 않는 구단인 멤피스가 2010년대 플레이오프에 수차례 진출했던 것은 한때 리그 최상급의 센터로 군림했던 마크 가솔(토론토)과 콘리라는 훌륭한 빅맨-포인트가드 듀오가 존재했던 덕이다. 아직 모란트와 잭슨의 기량이 전성기 시절 콘리, 가솔의 실력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둘은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하다. 준수한 2010년대를 보내고 새 듀오로 2020년대를 맞은 멤피스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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