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쭉한 택시표시등이 얹어진 뉴욕 택시. 연합뉴스

작은 모자 같던 서울 택시의 ‘택시표시등’이 말갈기처럼 앞뒤로 길쭉한 모양으로 바뀐다. 넉넉해진 공간에는 ‘빈차’ ‘예약’ ‘휴무’ 등 택시의 상태가 큼직하게 표시된다.‘예약등’을 켜고 장거리 승객을 골라태우는 얌체 짓이 앞으로는 쉽게 눈에 띌 전망이다.

서울시는 택시표시등 개편방안을 21일 발표했다. 현행 정면 40㎝×14㎝, 측면 25㎝×14㎝ 크기 표시등을 정면 36㎝×46㎝, 측면 122㎝×46㎝로 키우고, 표출 방식도 현행 백열등·형광등 방식을 LCD·LED로 바꾼다. 서울시는 상반기 200대 시범운영을 거쳐,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새 택시표시등은 기존 택시 백미러 주변에 달려있던 빈차표시등의 역할을 함께한다. 새 택시표시등의 정면으로 빈차표시등이 옮겨가는 셈이다. 서울시는 빈차표시등을 최대한 눈에 띄게 만들어 빈차·예약차량 구분을 쉽게 할 방침이다.

그동안 일부 양심 없는 택시기사들은 빈차표시등을 ‘예약’으로 켠 뒤 거리를 떠돌며 장거리 승객만 골라태웠다. 승객의 목적지를 묻고 장거리 손님이면 태우고, 단거리 손님이면 ‘예약 손님이 있다’ ‘착각했다’며 승차 거부하는 식이다. 기존의 백미러 옆 빈차표시등은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아 택시기사들이 비교적 눈치를 안 보고 ‘골라태우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서울시는 골라태우기 방지를 위해 택시표시등 조작방식도 함께 개편할 계획이다. 서울형 앱 미터기와 연계해 택시표시등 임의조작을 원천적으로 방지한다.

새 택시표시등은 미세먼지 알림판과 광고판으로도 쓰인다.

택시표시등 옆면에는 각종 센서와 LCD를 설치해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등 기후정보를 수집해 제공한다. 아울러 긴급재난정보와 시정홍보, 소상공인 공익광고를 표출한다.

서울시는 빛 공해 및 도로상의 다른 차량의 시야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지영상 표출을 원칙으로 한다. 휘도(눈 부심 정도)는 빛공해방지법의 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방지법 기준 주택가 야간 800cd/㎡ 이하, 공원 야간 400cd/㎡ 이하인데, 택시표시등은 200cd/㎡ 이하를 유지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1월 중 행정안전부에 시범사업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행안부·국토교통부 시범사업고시가 이뤄지면 서울시 디자인심의 및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안전도 검사(충격, 진동 흡수여부, 돌출성 여부 검사)를 거쳐 올해 상반기에 시범사업을 시행하게 된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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