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르무즈 독자 파병 결정에 미국 “환영과 감사”
이란 외무부 대변인 “한국, 해협 이름도 모르면서 군대 보내냐”
우리 국방부가 ‘페르시아만’을 ‘아라비아·페르시아만’ 표현한 것 문제 삼아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독자 파병을 결정했다. 청해부대의 임무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사진은 청해부대 대원들이 지난해 12월 13일 경남 거제도 앞 해상에서 해적에게 선박이 피랍된 가상의 상황을 가정해 훈련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21일(현지시간)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 결정에 대해 환영과 감사의 뜻을 밝혔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은 청해부대의 임무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확대하는 한국의 결정을 환영하고 고맙게 여긴다”고 반겼다. 이어 “이번 결정은 한·미 동맹의 힘과 국제적 안보우려에 협력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지원함으로써 중동에서 항행의 자유 보장을 돕는 동맹 한국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이란과의 관계를 모두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을 택했다. 미국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IMSC에 동참하는 방식을 택하지는 않았으나 절충점을 마련한 데 대해 환영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국방부는 미국 국방부에 우리 정부의 결정을 사전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도 한국이 독자 파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 국방부가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설명하면서 ‘페르시아만’이라는 단어 대신 ‘아라비아·페르시아만’으로 지칭한 것을 문제 삼았다.

무사비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국방부는 ‘페르시아만’의 역사적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무슨 지식과 정당성으로 이 해역에 군대를 보낸다는 것인가”라며 “사실에 대한 상호 존중과 수용이 문명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글로 ‘페르시아만’이라고 표기된 중동 지역 지도를 첨부했다. 이 지도의 출처는 알 수 없지만 갈대아, 수산(수사) 같은 표현에 미뤄 한국어 성경에 포함된 지도로 추정된다.

이란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의 걸프 해역의 명칭은 국제적으로 페르시아만으로 통용된다. 그러나 이란에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미국과 서방 일부 언론은 이를 아라비아만으로 부른다. 이란은 페르시아만을 아라비아만으로 부르는 데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앞서 무사비 대변인은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사전에 통보했으나 ‘미국의 모험주의에 동조하는 것은 오랜 양국 관계에 맞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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