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 도착해 전용헬기인 머린원에서 걸어 나오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미군의 표적 공습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고향 지역구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살해하는 사람에게 300만달러(약 35억25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군축대사는 “이란 체제가 테러리즘에 기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ISNA통신을 인용해 아마드 함제가 21일(현지시간) 의회 연설 중 “케르만주(州) 사람들을 대표해 우리는 누구든지 트럼프를 죽이는 사람에게 300만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함제가 언급한 포상금이 이란 종교 지도자들의 공식 후원으로 마련되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함제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케르만주는 지난 3일 미군의 표적 공습으로 폭사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고향이다. 이날 의회 연설에서 함제 의원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할 당위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에게 핵무기가 있었다면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았을 것”이라며 “비재래식 탄두(핵탄두)를 탑재해 나를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생산을 의제로 올려야 하며 이는 우리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살해에 포상금 300만달러(약 35억250만원)를 제시한 아마다 함제 이란 의원. EPA=연합뉴스

함제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증폭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됐으며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지난해 5월부터 60일 간격으로 합의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3일 솔레이마니 사건을 계기로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란의 선언은 사실상 핵합의 탈퇴를 공언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영국, 프랑스, 독일은 지난 14일 ‘이란이 핵합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며 핵합의 해제의 첫 단추인 분쟁조정절차에 공식적으로 착수했다. 아울러 지난 20일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유럽 국가들이 핵합의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살해 포상금 제시 발언에 대해 로버트 우드 주제네바 미국 대표부 군축 담당 대사는 “터무니없다”며 “(함제 의원의 발언은) 이란 체제가 테러리즘에 기반해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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