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관여하고 점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2일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직원 자녀 등을 부정 합격시킨 혐의를 받는 조용병(63)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은행장이었던 조 회장은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라는 등 구체적 지시는 하지 않았으나, 위법한 채용 관행에 가담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조 회장이 지난 2015년 상반기와 2016년 하반기 채용에서 특정 지원자의 인적 관계와 지원 사실을 인사부에 알려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윤모 전 부행장과 이모 전 인사부장에겐 각각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조 회장은 사원 채용을 총괄하는 은행장으로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을 알렸다는 것 자체로 채용 업무의 적격성을 해치기 충분하다”며 “이 사건 범행은 채용 업무를 방해하는 것을 넘어 신한은행 채용 체계의 기초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밝혔다. 다만 조 회장이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라는 명시적인 지시를 하지 않았고, 다른 지원자들이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은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조 회장 등 임직원들과 신한은행의 남녀평등고용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됐다.

조 회장 등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채용 과정에서 신한은행임직원과 고위 공직자, 주요 거래처의 자녀 등 지원자 154명의 서류 및 면접 점수를 조작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대 1로 조정한 혐의(업무방해·남녀평등고용법 위반)로 불구속기소된 바 있다. 조 회장은 재판 이후 취재진에게 “(재판) 결과가 아쉽다”며 “항소를 통해 다시 한 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오너리스크 일시 해제’에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일부 유죄가 인정됐지만 법정구속을 면하면서 조 회장의 회장직 유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일단 제2기 경영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달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되면서 3년 임기의 연임에 사실상 성공했었다.

조민아 최지웅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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