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지난해 10월 돈화문로 문화축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종로구 제공

서울 도성 한복판에 자리한 돈화문(敦化門)은 창덕궁의 정문이자 돈화문로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왕의 길’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돈화문로는 조선시대에는 왕이 행차해 백성을 직접 대면하던 길이었다. 왕은 이곳에서 백성의 소리를 들었고 종묘 행차, 별궁 행차 등을 비롯해 사신을 마중할 때에도 돈화문로를 지났다.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유구한 역사가 깃든 왕의 길 돈화문로 일대를 사람과 상권이 동반 성장하는 활력 넘치는 도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제2의 인사동으로 조성하는 ‘2020 돈화문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를 위해 지역 공동체 주도의 주민참여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전통 문화유산과 각종 콘텐츠를 결합해 돈화문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색 있는 문화행사를 추진한다. 또 돈화문로 활성화를 위한 주민참여 공모사업, 차 없는 거리 사업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먼저 돈화문로 지역 주민, 상인, 건물주, 각종 협의체 대표 등이 자발적으로 모여 지난해 3월 구성한 ‘돈화문로 문화보존회’ 운영을 적극 지원한다. 문화보존회는 지난해 돈화문로 일대 주요 가로 정비사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돈화문로 문화축제를 주관하기도 했다. 매월 2회 정기 및 수시 이사회 회의를 개최해 돈화문로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내고 있는데 구는 이를 수렴해 지역 활성화의 초석으로 삼기로 했다.

종로구는 마을자원을 활용한 다양하고 특색 있는 문화 행사와 축제 개최를 지원할 예정이다. ‘2020 돈화문로 문화축제’ ‘가족과 함께하는 돈화문로 나들이’ 등을 열고 이 일대 자리한 우리소리도서관, 우리소리박물관, 돈화문 국악당 등과 연계해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월 돈화문로 국악 대축제, 9월 대한민국 국악제 등 다채로운 행사도 개최한다.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는 2020 돈화문로 활성화를 위한 주민공모사업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돈화문로 일대가 지닌 문화자원을 소개하는 소식지 발행, 어린이 사생대회 개최, 난타 체험 프로그램 등 총 3개의 사업을 선정하여 실행하고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주민공모사업 심사는 1차 서면, 2차 보조금심의위원회를 여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최종 선정 시에는 사업비용을 단체별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한다. 5월부터는 ‘돈화문로 차없는 거리 사업’에 매진한다. 창덕궁 앞부터 묘동사거리에 이르는 길이 520m, 폭 22m의 구간을 대상으로 차 없는 거리 사업이 완료되면 구는 이곳에서 국악한마당 및 돈화문로 버스킹 공연 등을 운영해 오가는 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돈화문로에는 국립국악원의 전신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왕립음악기관)와 조선성악연구소가 있고 국악기 상점과 국악 연구소 등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어 대한민국 국악의 중심지로 꼽힌다. 지난 1994년 ‘국악로’로 지정됐다.

이 같은 지역적 특성을 살려 종로구는 2011년부터 ‘국악로 국악대축제’를 열고 있으며 2017년에는 국악의 멋을 느낄 수 있는 특화공간 ‘우리소리도서관’을 조성하기도 했다. 종로구의 17번째 도서관이기도 한 우리소리도서관은 고(古)음반부터 오늘날의 창작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우리음악을 감상할 수 있고 궁중음악서부터 민속음악 등 국악자료 또한 열람할 수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임금이 백성의 삶을 들여다보던 돈화문로가 오늘날에는 도심 속에서 한국 전통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대표적 지역으로, 국내외 관광객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면서 “우리 문화유산이 오롯이 남아있는 돈화문로 일대 활성화를 위해 올 한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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