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전남편 살해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현 제주지방경찰청 정보화정비담당관)이 초동 수사 미흡 등에 대한 책임으로 경징계 조치됐다.

22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어 박 전 서장에 대해 견책 처분을 확정했다. 견책은 경찰 공무원 징계 중 가장 가벼운 단계로, 6개월간 승진과 호봉 승급이 제한된다.

박 전 서장은 고유정 수사 당시 미흡한 초동 조치와 체포 영상 임의 유출에 따른 공보규칙 위반 등으로 징계위에 회부됐다.

지난해 제주 경찰은 피해자 강씨 가족으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받고 강력사건으로 전환해 초기 수사하는 과정에서 증거물 확보를 소홀히 하거나, 펜션 주인이 청소하겠다는 요청을 허락해 범죄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는 등 초동 대처에 미흡했다.

고유정의 범행 전후 모습이 찍힌 사고현장(제주시 조천읍 펜션) 주변 CCTV 영상은 피해자 남동생이 찾아내 경찰에 넘겼고, 전남편 살해 주요 증거인 졸피뎀 약봉지를 압수물품에서 빠트린 것이 드러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경찰청 본청은 제주에 진상조사팀을 파견해 부실수사 여부를 조사해 일부 사실임을 밝혀냈다.

특히 박 전 서장은 고유정 체포 영상을 기자에게 전송해 언론에 수사 내용을 알릴 때에는 공보 책임자나 관서장이 하도록 한 경찰청 공보규칙을 위반했다. 고유정 사건에 대해 현장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경찰 내부망에 현장검증을 ‘현대판 조리돌림’이라고 반박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당시 실종 수사를 맡은 여성청소년과장과 살해사건을 수사한 형사과장은 징계위 회부 없이 경고 처분만 받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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