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표정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지난달 하원에서 가결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한 탈퇴) 이행법이 상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보수당이 장악한 하원이 다시 상원 결정을 뒤집고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진행할 전망이다.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상원은 21일(현지시간) 유럽엽한(EU) 탈퇴협정 법안 수정안 표결을 실시했다. 무동반 난민 어린이가 영국에서 다시 가족과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찬성 300표대 반대 220표로 통과시켰다.

이 수정안은 독일 나치를 피해 영국으로 건너온 노동당의 알프 덥스 의원이 제안한 것이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브렉시트 와 관련해 무동반 난민 어린이와 가족의 결합을 약속했지만 후임자인 보리스 존슨 총리는 EU 탈퇴협정 법안에서 이같은 내용을 삭제했다.

존슨 총리는 전날 세 건의 수정안 표결에 더해 이날까지 상원에서 모두 네 번의 표결 패배를 기록했다. 상원은 전날 영국 내 거주 EU 회원국 주민이 별도 등록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브렉시트 이후 계속 거주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수정안 등 모두 세 건을 통과시켰다.

세 건의 수정안은 친(親)EU 성향의 자유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것으로,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 내 거주하고 있는 EU 시민들에 대한 거주권 보장을 골자로 한다. 영국 정부는 EU 시민들의 거주권을 여권과 연계시킨 ‘디지털 지위’를 보장할 방침인데, 수정안은 정부가 이들의 합법적 거주 지위를 나타내는 물리적 서류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총선에서 하원 과반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의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둔 뒤 EU 탈퇴협정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켰다. 법안은 이후 상원으로 넘어왔지만 하원과 달리 상원에서 보수당 의석은 과반에 미치지 못한다. 상원에서 법안을 수정하면 하원에서 다시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다시 내용이 뒤집힐 수 있다.

하지만 보수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상원 수정안을 거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원이 상원의 결정을 뒤집으면 상원은 이를 수용할지 수정안 통과를 재시도할지 선택해야 한다. 다만 비선출직인 상원은 하원에 재숙고를 권고할 수 있지만 하원이 입장을 견지할 경우 이를 따르는 것이 관례다. 총리실 역시 “법안이 다시 하원으로 넘어오면 수정안을 모두 좌절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 탈퇴협정 법안은 하원 재승인과 상원 표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재가를 거쳐 예정대로 오는 31일 발효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영국은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3년 7개월 만에 EU 탈퇴를 공식화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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