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의 ‘1차 위험기간’으로 판단, 중국 입국자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특히 감염병에 상시 노출돼 있는 의료기관에서 이른바 ‘슈퍼 전파자’가 나오지 않도록 의료기관의 대응 강화를 촉구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22일 전화설명회에서 “중국 춘제를 1차 위험기간으로 보고 있다”며 “이 기간 중국 입국자의 증가로 신종 코로나가 지역사회에서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중국 인구 30억명이 이동하는 춘제 기간에는 100만명이 넘는 중국인이 해외여행을 갈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도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이 기간에 신종 코로나가 국내에서 급격히 퍼질 수 있다.

질본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처럼 1명의 확진자가 4명 이상의 감염자를 발생시키는 ‘슈퍼 전파자’가 나오지 않도록 의료기관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본 관계자는 “잠복기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검역 단계에서 조치를 취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확산 방지를 위해선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했다.

질본은 응급실 내원환자 대응 관련 가이드라인을 의료기관에 배포하고 초기 선별진료 과정에서 해외여행력을 반드시 확인토록 당부했다. 선별진료소가 마련돼있지 않은 응급센터에 대해선 의심 환자가 다른 환자와 접촉하기 전 미리 자신의 증상을 밝히도록 안내문을 게시토록 했다. 춘제 이후에도 중국 내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 질본은 이런 수준의 대응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이 메르스(MERS)보다 높고 사스(SARS)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전파력을 알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누군가와 접촉했을 때 감염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기준으로 한 ‘감염병 재생산지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중국에서 이를 분석해야 하는데 현재 중국이 제공하는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어서 바이러스의 정체를 알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사스 정도의 전파력을 가진 감염병으로 확인되면 (지금보다) 좀 더 강력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현황은 확진환자와 조사대상 유증상자, 능동감시 대상자 등 총 세 종류로 발표된다. 확진환자는 우한 방문 후 14일 안에 폐렴 또는 폐렴의심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했을 때 양성이 나온 환자다.
감염이 확진되기 전에는 의사환자(의심환자) 또는 유증상자로 분류된다. 단순 발열이나 호흡기증상을 보이면 유증상자이고 이보다 좀 더 위중하게 폐렴 또는 폐렴의심증상을 보이면 의사환자가 된다.

질본에 따르면 22일 오전 9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증상자는 전날보다 5명 늘었다. 1명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돼 격리해제 됐고 나머지 4명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 중이다. 4명 중 1명은 우한 여행을 다녀 온 뒤 발열 및 호흡기증상이 나타나 질본 콜센터(1339)에 스스로 신고했다. 나머지 3명은 확진환자와 같은비행기를 타고 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능동감시를 받던 중 발열 및 호흡기증상을 보여 유증상자로 전환됐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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