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배제성. 수원=윤성호 기자

우완 투수 배제성(24)은 지난해 프로야구 막내구단 KT 위즈 돌풍의 주역이었다. 5월 22일부터 붙박이 선발 자리를 꿰찼음에도 KT 국내 선발 최초로 10승을 올리며 팀이 2015년 1군 진입 후 처음으로 5강 다툼에 나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배제성은 지난해 8월 14일부터 다섯 번 선발 등판해 단 2점만 내주고 전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완봉승을 올리며 3점대 평균자책점(3.76)도 달성했다. 배제성은 최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0승 보다는 3점대 평균자책점과 많은 이닝(131⅔) 소화에 큰 의미를 뒀다”고 직전 시즌을 돌아봤다.

시즌 중반부터 성적이 급상승한 데 대해서는 “시즌을 치러가며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다”며 “일희일비하지 말고 ‘잘되면 팀 덕, 안되면 내 탓’이라고 생각하며 변명하지 않기로 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맘이 편해져 경기가 잘 풀려간 것 같다”고 말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수비에서 실수가 나와도 내가 삼진 잡았으면 됐을 걸 그런 타구를 맞은 내 잘못이라고 자책한다”며 “반대로 성적이 좋을 때는 수비 도움을 받아 잘 풀린다고 고마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T 위즈 배제성. 수원=윤성호 기자

배제성은 2018시즌 직후 마무리캠프 때부터 이강철 당시 신임 KT 감독의 눈길을 끈 원석이었다. 이 감독은 배제성의 공을 보자마자 “저런 투수는 꼭 써야한다”고 극찬했다. 새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는 일은 엄청난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배제성은 “내가 가지고 있는 기량에 비해서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다”면서도 “말 그대로 ‘써 보겠다’고 하신 거지 어떤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런가보다’했다”고 담담해했다. “정말 대투수셨음에도 강압적으로 하시지 않고 정말 잘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지도해주신다”고 덧붙였다.

모든 것이 완벽할 뻔했던 지난 시즌이지만 가을야구 문턱에서 미끄러진 것이 못내 아쉽다. 배제성은 “우리팀은 가을야구뿐만 아니라 좀 더 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전력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선수들은 두말할 것 없고, 저만 잘 하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는 팀 분위기는 매우 좋은 편이다. 배제성은 유한준 등 팀내 최고참급들에게 “선배님들이 어린 선수들을 많이 배려해주시는 게 시즌 중에 느껴졌다”며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 여러모로 도와주신다. 우리들 입장에선 너무나 감사한 선배님들”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KT 위즈 배제성. 수원=윤성호 기자

단 1년 만에 토종 에이스 자리를 거머쥐었지만 여전히 긴장감을 갖고 훈련에 돌입한다. 배제성은 “1군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감독님은 작년에 잘했어도 올해 아니다싶으면 쓰지 않으실 분”이라며 “그렇다고 밑의 선수들이 노는 것도 아니고 팀에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전부터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김)민이도 있고, 이번에 신인 (소)형준이도 들어왔으니 더욱 더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작년에 잘했다고 올해도 잘 되란 법은 없으니 긴장감 갖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어느새 프로입단 6년차지만 배제성은 “그래도 아직 많이 어린 쪽에 속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어린 선수나 나이 많은 형들이나 할 것 없이 엄청 친하게 지내고 있다”며 “한 시즌 잘 치르자고 밀어주면서 당겨주면서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이제는 정말 가을야구만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수원=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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