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어머니 안 계신 설 처음… ‘사랑해요’ 말 못 해”

설 연휴 맞아 라디오 출연…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건 하노이 북미회담 ‘빈손’”

한복 차림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설 연휴를 앞두고 청와대에서 국민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 첫날인 24일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에게 설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 전화로 출연해 진행자인 가수 김창완씨와 12분간 얘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작년 10월 세상을 떠난 모친을 거론하며 “어머니가 안 계신 설을 처음 맞게 됐다. 어머니 부재가 아프게 느껴진다”고 명절을 맞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 청취자가 보낸 ‘모녀 사랑’에 대한 사연을 듣고 “사연을 보낸 분처럼 ‘엄마 정말 사랑해요’라는 말이라도 제대로 한번 한 적 있었나 싶다”고 아쉬워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제가 대학에서 제적당하고 여러 번 구속·체포되고, 심지어 변호사가 되고 난 후에도 체포돼 구금된 적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가) 얼마나 걱정하셨겠느냐. 정치에 들어서고 난 후 기쁜 일도 있었겠지만, 정치 한복판에서 많은 공격을 받으니 늘 조마조마하게 생각하셨다”면서 “불효를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또 “어머니가 흥남에서 피난 올 때 외가는 한 분도 못 왔는데 2004년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 선정돼 금강산에서 여동생을 만났다. 그게 평생 최고의 효도가 아니었나 싶다”며 “상봉 행사 후 헤어질 때 얼마나 슬퍼하시던지 생전에 고향에 꼭 모시고 간다고 약속드렸는데 지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가장 아쉬웠던 일을 묻자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 삶이 더 나아지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특히 아쉬운 건 북미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빈손으로 끝난 게 무엇보다 아쉽다”며 “북미대화가 좀 진전이 있었더라면 한반도 평화도, 남북협력도 크게 앞당길 수 있었고, 명절이면 이산가족께도 희망을 드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설 연휴 계획에 대해서는 “어머니 제사도 지내고 성묘도 하면서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아내와 장을 봤는데, 상인이나 장 보러 나온 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장바구니 물가를 살피는 기회가 됐다”며 “장사하는 분들이 설 대목도 어렵다고 하는데 싸고 맛있는 우리 농산물을 많이 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68번째 생일을 맞은 문 대통령은 진행자가 ‘선물로 노래 하나 띄워드리겠다’고 하자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며 김창완의 ‘너의 의미’를 신청했다. 그러면서 “김창완씨 팬”이라며 “같은 시대를 살아왔다. 오랜 세월 음악과 연기, 편안한 방송 진행으로 한결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 멋있고 고맙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