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에게 “종이 과녁 앞에 가 보라”고 한 뒤 체험용 활을 쏜 사실이 알려져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킨 전직 교감이 징계를 받아 평교사로 강등되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1부(고의영 이원범 강승준 부장판사)는 전직 교감 A씨(55)가 인천시교육청을 상대로 강등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인천 계양구의 한 초등학교 교감이던 A씨는 2017년 6월 교무실에서 같은 학교의 20대 여교사 B씨에게 종이 과녁 앞에 서 보라고 한 뒤 과녁을 향해 체험용 활을 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인천시교육청은 이듬해 A씨에게 해임의 징계 처분을 했다. 이어 A씨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강등으로 낮추는 결정을 받아냈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씨는 소송에서 “B씨가 아닌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쏜 것이고, B씨는 그로부터 약 2.7m 떨어진 곳에 있었을 뿐”이라며 기초 사실관계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모두 “A씨가 B씨에게 과녁 가까이 가 보라고 말한 뒤 B씨가 과녁에 가까이 있는 상태에서 과녁에 화살을 쏜 것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 징계의 내용”이라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의 언행은 교감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후배 교사를 상대로 다른 교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쏠 태세를 보이며 B씨에게 과녁에 가서 서 보라고 요구했다”며 “진정한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떠나 수치심과 불쾌감을 주는 행위이고, 교감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유지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A씨는 항소심에서 “이 징계로 인해 교감에서 평교사로 강등됐는데, 이는 일반 공무원의 1계급 강등과 비교했을 때 침해되는 이익이 너무 크다”며 위헌적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는 직급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보편적 현상으로, 징계 수준을 정할 때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이라며 “비례원칙에 반하거나 평등권 등이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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