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가족 모임 중 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일가족 7명 등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원 동해시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합동감식반 관계자가 폭발 사고로 떨어진 낙하물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설날 일가족 7명 등 9명의 사상자를 낸 강원 동해 불법 펜션 가스폭발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당국의 현장 감식이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진행됐다. 당국은 1~2분 간격으로 두 차례 폭발한 점을 주목하며 액화석유(LP)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에 이어 휴대용 가스버너가 차례로 폭발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한국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이 참여한 이날 합동 감식은 3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합동 감식팀은 사고 현장 LP가스 배관 상태나 휴대용 가스버너 유무, 객실 내 또 다른 발화 물질이 있는지 등을 살폈다.

당국은 일가족 7명이 무등록 영업 중인 펜션에서 부탄가스 버너를 이용해 게 요리를 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고가 난 객실은 최근 LP 가스레인지에서 인덕션으로 교체됐으며 전기로 난방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 감식팀은 사고 객실의 조리기구와 연료를 인덕션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LP가스 배관 마감처리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사고 객실 내부에서 LP가스 철제 배관과 가스레인지를 연결하는 고무호스가 배관에서 분리된 채 발견된 점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객실 이용자들이 휴대용 가스버너를 사용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시신의 훼손 상태 등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고 당시 폭발음이 1~2분 사이로 두 차례 들렸다는 인근 상인 등의 진술을 감안해 두 가지 폭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두 차례 발생한 폭발력과 CCTV에 포착된 폭발 당시 섬광의 크기 등으로 볼 때 LP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에 이은 휴대용 가스버너 폭발이 연쇄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며 "인덕션 교체 과정에서 LP가스 배관의 마감을 철저히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다가구주택 건축주가 펜션 영업 등록을 하지 않고 불법으로 운영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일가족 7명 등 9명의 사상자를 낸 다가구주택 폭발 사고는 설날인 25일 오후 7시46분께 발생했다. 사고로
일가족 50∼70대 자매 3명과 이들 중 한 명의 남편 등 4명이 숨지고, 나머지 일가족 3명이 전신 화상을 입어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이들은 자매와 부부, 사촌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경상자 2명은 사고 당시 1층 횟집을 이용한 30∼40대 남성 2명으로 치료 후 귀가했다.

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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