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서 방역 요원들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확진 환자와 사망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중국 정부가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다음 달 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수억 명이 다시 대이동을 시작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전염 사태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는 하루 사이에 700명 넘게 증가하며 총 3000명 선에 다가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우한에서는 이미 500만 명이 빠져나갔고, 잠복기에도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한 폐렴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경보 등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27일 통지를 통해 올해 춘절 연휴를 2월 2일까지로 연장하고 정상 출근은 3일부터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각 지역의 대학과 전문대학, 초중고등학교, 유치원의 개학을 연기하기로 했고, 구체적인 일정은 교육부가 별도로 통보하기로 했다. 사태가 커지자 중국 정부는 전날 리커창 총리의 주재로 전염병업무 영도소조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베이징시는 26일부터 시를 넘나드는 버스 운행을 중단시켰다. 춘제에 고향을 다녀온 시민들에게 자택 격리 2주를 권고하는 공지를 내렸으며 일부 학교는 2월 17일까지 개학을 연기했다.

상하이도 26일부터 모든 장거리 버스 운행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시안(西安)도 도시를 넘나드는 장거리 버스와 관광버스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우한 폐렴 확진자는 증가 추세가 연일 확대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6일 24시 기준으로 홍콩과 대만, 마카오를 포함한 중화권 전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는 전날에 비해 769명 증가한 2744명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사망자는 80명으로 전날보다 24명이 늘었다.

의심환자는 5794건으로 하루 사이에 3806명이나 증가했다. 중화권인 홍콩에서는 8명, 마카오에서 6명, 대만에서 4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각각 나왔다.

이밖에 해외의 ‘우한 폐렴’ 확진자는 태국 8명, 싱가포르와 일본, 호주, 말레이시아가 각각 4명, 한국과 미국, 프랑스가 각각 3명, 베트남과 핀란드, 이탈리아가 각각 2명, 네팔과 캐나다가 각각 1명을 기록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춘제 연휴임에도 지난 25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일선 지도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현장에서 똑바로 일하라고 지시하면서 관련 약품과 물자를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후난에서는 ‘우한 폐렴’ 대처를 제때 하지 못한 위생건강국장을 정직시키는 등 관리들에 대한 문책도 줄을 잇는 분위기다.

저우셴왕 우한 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춘제와 전염병 때문에 500여만 명이 우한을 떠났다고 밝혀 초동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 ‘우한 폐렴’의 전염성이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확진자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 주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최소 1일부터 최대 2주라면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달리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질병통제센터 백신연구소 측은 ‘우한 폐렴’ 백신 연구에 돌입했으며 현재 바이러스 분리에 성공해 후속 작업을 하고 있고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 추출 작업에도 나섰다. 중국과학원 상하이 약물연구소는 우한 폐렴에 효능이 있을 수 있는 30여 종의 약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보건 당국은 ‘우한 폐렴’ 환자들에게 에이즈바이러스(HIV) 치료에 쓰이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인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를 투여하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