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을 제기한 이웃을 상대로 위자료 소송을 내더라도 명백한 허위 민원이 아닌 경우 배상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고소·고발로 기소된 사람이 무죄 판결을 확정 받았다고 해서 고소·고발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곧바로 단정할 수 없다는 판례를 이 사건에 적용했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 부부가 같은 빌라에 사는 B씨 가족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B씨 가족은 2018년 5월 서울시 다산콜센터를 통해 “A씨 가족이 살고 있는 집에서 5년 전부터 현재까지 생활 악취가 나는데 원인을 알아봐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이후 관할 구청 공무원들이 A씨의 집을 방문했고 “악취 발생을 최소화해달라”는 행정 지도를 했다.

그러자 A씨 부부는 B씨 가족을 상대로 “악취가 나지 않음에도 심한 악취가 난다는 허위 민원을 제기했고, 담당 공무원이 집을 방문해 조사를 받게 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300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A씨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민원이 허위의 사실에 관한 것이거나 정당한 권리행사의 범위를 벗어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기존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고소․고발 등에 의하여 기소된 사람에 대해 무죄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해서 그 무죄라는 형사판결 결과만으로 고소인 등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고소인 등의 고의나 과실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란 일반인에게 상식적으로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말한다.

A씨 부부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하급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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