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불안에…마스크·손 소독제 가격 폭등에 품귀현상


중학생 첫째부터 유치원생 막내까지 세 아이를 키우는 신모(44)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대비해 지난 26일 KF94 마스크를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량 주문했다. 120매 한 상자를 2만원대에 결제했는데 이틀이 지난 28일 “물량이 소진됐다”는 안내와 함께 주문 취소 문자를 받았다. 다시 주문하러 같은 사이트에 접속하니 3배 이상 오른 가격에 판매 중이었다. 가격을 올리려고 주문 취소 한 것이냐는 문의를 남겼지만 “물량이 소진됐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와 손 소독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다보니 신씨처럼 온라인 쇼핑몰에 소비자가 몰리면서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위생용품들이 빠른 속도로 품절되고 있다.

수요는 급증한 데 반해 공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스크의 경우 최근 일주일 새 가격이 3~5배가량 폭등했다. 티몬은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묶어 10% 할인 행사를 진행했는데 오전 중 품절됐다. 롯데닷컴에서는 마스크 주문 물량이 지난 28일 반나절 만에 1억원을 넘겼다.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24~27일 KF94 마스크 판매가 전주 대비 3213%, 손 소독제는 837% 급증했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비축해 둔 마스크 물량은 빠르게 소진됐고 제조업체에 추가 주문을 하고 있지만 물량을 많이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등에서 대량 주문을 해서 중소 업체로 공급이 많이 안 된다는 얘기가 돈다”고 말했다.

제조업체 얘기는 조금 다르다.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납품 계약을 갑자기 올릴 수는 없다. 다만 추가 주문이 몰리면서 계약 조건에 일부 변경이 생길 수는 있는데 납품가를 크게 조정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체에도 주문이 밀려드는 상황이다. 애경산업의 경우 28일 주문량이 설 이전까지 하루 평균 주문량에 비해 100배가량 증가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저희 위생 전문 브랜드 랩신에서 생산하는 KF94 마스크는 생산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는데 최근 주문이 폭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KF 마스크 100매 짜리를 검색하면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은 이미 다 품절됐고, 20만원에 육박하는 제품들만 남아있다. 온라인 쇼핑몰 화면 갈무리

온라인 중심으로 쇼핑이 이뤄지고 있지만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을 구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자체 브랜드 손 소독제 제품에 대해 ‘3+1’ 행사를 진행 중인데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속속 품절이 이뤄지고 있다. 의류업체 비비안에서도 지난 27일부터 KF94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비비안 관계자는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서 공급 물량을 기존 계획보다 2배 늘렸다”고 말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손 소독제는 직접 만들어서 쓰는 이들도 생겨났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에탄올과 글리세린을 이용해 손 소독제를 만들 수 있다며 관련 레시피가 공유되고 있다.

대형마트, 쇼핑몰, 백화점은 평소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은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 22~28일 각 사업부 온라인몰 매출이 지난해 설 같은 기간보다 최대 74%까지 증가했다. 주로 위생용품과 생필품 주문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서울 송파구 한 대형마트를 찾은 천모(38)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주문했는데 오늘 아침 ‘주문 취소’ 문자를 받고 혹시 몰라서 마트에 와 봤다. 마트에 아직 남아있는 게 있어서 구할 수 있었다”며 “밖에 나온다고 당장 감염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선뜻 나오게 되지 않았는데 적정한 가격에 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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