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도 무증상이면 확진 아니다?” 중국 수상한 규정

“신종 코로나 사태 축소하려는 ‘꼼수’” 지적 잇따라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도 증상이 없다면 확진자로 분류하지 않기로 관련 규정을 고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종 코로나 사태를 축소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를 쓴 여성 근로자들이 10일 중국 장쑤성 쓰훙 지역의 전자부품 제조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COSTFOTO연합

홍콩 빈과일보의 알렉스 람 수석기자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가 지난 7일 최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WuhanCoronavirus confirmed case)의 정의를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신종 코로나 무증상 감염자를 더 이상 확진자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면서 “이로 인해 (중국 내) 확진자 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알렉스 람 기자의 트위터 캡처

그가 함께 올린 중국어 가이드라인을 보면 ‘(검사에서 양성을 받아) 감염 확인은 됐지만 증상이 없는 감염자에게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확진자로 정의한다’고 적혀 있다. 이를 다시 풀어보면,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어도 임상적인 증상이 발현되지 않았다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기준과도 다르다. WHO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보면 확진자는 ‘임상 증상(clinical signs and symptoms)에 상관없이 연구소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자’로 규정돼 있다.

WHO 문서 'Global Surveillance for human infection with novel coronavirus (2019-nCoV) Interim guidance'

알렉스 기자는 NHC가 정의를 바꾸면서 각 성이 발표하는 확진자 수 또한 줄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정의가 공표되고 지난 2일 동안 헤이룽장성 13명, 후베이성 87명 등 100명 이상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다”면서 “그런데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아무 것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렉스 람 기자의 트위터 캡처

이어 “중국 당국이 무증상 감염자의 정확한 규모를 알려주지 않고 있으니 신종 코로나 감염 사태가 심각성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호소했다.

알렉스 기자의 트위터에는 “무증상 환자가 병을 옮긴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저히 믿기 어려운 소식”이라거나 “중국의 조작은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식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의 영문뉴스 매체 ‘타이완뉴스’ 또한 11일 이를 보도하고 나섰다.

타이완뉴스 캡처

타이완뉴스는 지난 6일 NHC가 신종 코로나를 ▲의심환자(suspected case) ▲임상적 증상이 있는 환자(clinically diagnosed case) ▲확진자(confirmed case) ▲양성 반응자(positive test) 등 4개로 분류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양성 반응자’는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지만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를 가리킨다.

즉 양성 반응자와 확진자를 따로 분류했으니 검사에서 양성을 받았어도 증상이 없으면 확진자로 보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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