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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는 구원자가 아니다”…이만희 교주 내연녀 김남희씨, 신천지 실체 폭로

김남희 씨가 2017년 9월 열린 신천지 측의 위장 행사 ‘종교대통합 만국회의 3주년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현대종교 제공.

“이만희는 구원자가 아니다. 그도 죽음을 두려워했고 사후를 준비했다. 이 교주의 허구성과 실체를 알리고자 양심선언 하려 한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주의 내연녀로 알려진 김남희씨가 11일 동영상 재생 사이트 유튜브의 한 개인방송을 통해 이 같이 폭로했다. 김씨는 신천지의 위장 단체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표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김씨는 이날 ‘성경보다 이만희를 믿어야 한다’ ‘이만희는 성경 말씀 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모 신천지 전 총회교육 부장의 교육 내용을 소개했다. 김씨는 이를 두고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끼쳤다고 전했다. 김씨는 “그동안 유엔이나 해외의 각국 국영방송을 통해 이만희를 하나님이 보내준 구원자라 선포하는 등 하나님 앞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대적자의 일을 했다”면서 “하나님과 성령님을 만나고 그 은혜로 변화되면서 사람을 우상 숭배했던 지난 제 과거가 얼마나 큰 죄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신천지는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할 종교 사기 집단이다. 이만희는 한낱 평범한 사람이고 예수님을 통해 구원받아야 할 사람”이라면서 “앞으로 이만희가 직접 쓴 편지와 영상 등 실제적인 증거를 통해 그의 허구성을 있는 그대로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탁지일 부산 장신대 교수 겸 현대종교 이사장은 검증되지 않은 신흥종교가 쇠락기에 접어들 때 일어나는 주된 현상과 일치한다고 봤다. 탁 교수는 “전권을 가진 교주는 나이가 들면 후계 구도를 구축하려 노력하는데 신천지의 경우 그동안 김씨가 유력한 이만희 교주의 후계자였다”면서 “하지만 점점 내부 갈등이 생기고 후계 구도가 불안정해지면서 차기 이만희를 꿈꾸는 분파가 형성돼 그들로부터 축출된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회심에 대한 진정성 부분에는 앞으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탁 교수는 “김씨가 실제로 신천지의 문제점을 깨닫고 그 실체를 알리고자 한다면 인터넷 방송이 아닌 좀 더 공개적인 장소로 나와 한국교회와 협력해 신천지 문제를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 문제를 대처하기 위한 틀을 만들어나가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진정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김씨에게 회개의 진정성이 보인다면 한국교회도 나서서 그를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권 한국종교(이단)문제연구소장은 김씨가 자칫 영웅시될 현상을 우려했다. 김씨의 폭로가 그동안 교회와 성도들을 힘들게 했던 부분을 모두 지워버리고 김씨만 주목받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유소장은 “신천지의 정체에 대한 내부 폭로가 한국교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김씨가 정말 회심했다면 그동안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당 기간 근신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나아가 신천지의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를 전부 밝히는 과정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시기독교총연합회(천기총·회장 임종원 목사)가 주관한 ‘이단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교주 이만희) 연합 규탄 집회’가 4일 천안시 서북구 신천지천안교회 앞에서 열렸다. 천안=송지수 인턴기자. 2019.8.4. 국민일보DB.

한편 신천지 내부에서는 김씨의 폭로를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간부가 이탈했을 땐 교리를 통해 비판하면 됐지만, 이 교주와 내연관계였고 차기 후계자로까지 예상됐던 김씨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그 파급력은 더 크리라는 것이다.

탁 교수는 “신천지는 앞으로 자신들이 운영 중인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신도 대상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김씨와 그 측근 문제에 대해 조직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며, 재정 확보를 통해 분파 세력을 통제하는 한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같은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일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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