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자녀 셋 중 둘째와 셋째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20대 부부가 첫째 아이도 학대한 의혹을 받고 있다.

손수호 변호사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첫째 아이 발견 당시 학대 정황이 뚜렷했다”며 “그래서 곧바로 추가 경찰 조사가 이뤄졌었다”고 밝혔다. 이어 “신체적 학대보다 정서적 학대가 더 무섭지 않느냐. (부부는) 첫째를 제대로 양육하지 않고, 방치하고, 사실상 감금 상태로 두면서 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강원 원주경찰서는 자녀 2명을 방임해 숨지게 한 20대 남편 A씨와 아내 B씨를 아동 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 치사)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각각 20세, 18세였을 때 결혼한 A씨와 B씨는 2015년에 첫째 아들을, 그 다음 해인 2016년에 둘째 딸을 낳았다.

둘째 딸은 태어난 해에 사망했다. 당시 부부는 모텔과 원룸을 전전하며 생활했는데, 2세였던 아들과 갓 태어난 딸을 두고 자주 외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딸의 사망과정에 대해 “(딸을) 이불로 둘러놓고 나갔다 왔는데 숨을 쉬지 않았다. 얼마나 오래 모텔을 비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후 2018년에 태어난 셋째 역시 지난해 부부가 집을 비운 사이 사망했다. 부부는 심지어 셋째의 출생 신고도 하지 않았다. 직업 없이 일용직 생활을 했던 부부의 주된 수입원은 첫째, 둘째 아이의 아동수당이었다. 이들은 둘째 아이가 사망한 뒤에도 둘째 몫의 아동수당을 챙겼다.

손 변호사는 “(학대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 시신을 확인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면서 “경찰이 ‘친척 묘지 인근에 묻었다’는 부부의 말을 토대로 시신을 찾아냈다. 그런데 이미 백골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아동 학대 치사인지, 폭행 치사인지, 상해 치사인지, 아니면 끔찍하지만 살인인지 확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의 만행은 보건복지부와 경찰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만 3세 아동의 소재 및 안전 여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2015년에 태어난 아동이 모두 44만명인데, 경찰은 이 중 23명의 소재와 안전이 명확하지 않자 수사에 돌입했다. 그 결과 지난달 22명의 소재가 파악됐다. 그러나 A·B씨 부부의 첫째 아들은 소재가 불분명했고, 부부는 경찰의 추궁이 계속되자 사건 전말을 털어놨다.

부부가 구속되면서 홀로 남겨진 첫째 아들은 현재 아동보호 위탁기관에서 보호받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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