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새로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요. 봉준호 감독이 그러더군요. 내가 극본 쓰고, 연출하고, 제작해야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고. 그러니 참고 기다려 달라고 말이죠”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된 뒤 무대에 오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CJ 그룹 부회장 이미경이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미국 영화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12일(현지시간) 이미경 부회장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매체는 이 부회장을 ‘기생충’의 총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라고 소개하며 “CJ 그룹과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모이자 지난 25년 동안 한국영화의 챔피언과 후원자로 활동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작품상 수상 당시) 마이크가 내려갔을 때 그게 무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신호인 줄 몰랐다. 기술적 결함이 생긴 줄만 알았다”며 “불이 다시 켜지고 톰 행크스와 샤를리즈 테론이 ‘어서 말해!(go for it)’ ‘계속해!(up)’ 라고 외치는 모습이 보였다”고 밝혔다.

당시 이 부회장은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E&A의 곽신애 대표에 이어 마이크를 잡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마이크를 잡은 이유로 “보통 제작자와 감독 등 세 명이 수상 소감을 한다고 들었는데, 봉 감독이 자신은 말을 너무 많이 해 소감이 떨어졌으니 한마디 해달라고 했다. 또 나도 시간이 있을 거라 여겨 앞으로 나갔다”고 밝혔다.

이미경 CJ 부회장이 '기생충' 관련 문구를 넣어 리폼한 꼼데가르송 재킷. 할리우드리포터 캡처

이 부회장은 시상식 날 입은 특별한 의상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기생충 포스터를 보면 검은 밴드로 눈을 가리고 있는데 밴드마다 영화와 관련된 문구가 적힌 옷을 입고 나가면 재밌을 것 같았다”며 “그날 입은 꼼데가르송 빈티지 재킷은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의상에는 원래 부착돼 있던 다양한 종류의 밴드 위에 “무계획이 최고의 계획(No Plan is the Best Plan)” “나 정말 진지해요(I’m Deadly Serious)” “리스펙트(Respect)” 등 영화 속 명대사가 적힌 밴드가 덧붙여져 있다.

영화 ‘기생충’의 역사적인 오스카 수상에 대해선 “정말 기쁘다. 10년 동안 LA에 살면서 많은 아시아인이 일하는 것을 봤다. 언론, 스튜디오, 프로덕션에서 정말 열심히 일한다”며 “아시아인들이 인정받을 시간이 됐고 마침내 우리 노력이 드러난 것이다. 이것이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 전체의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사람들이 언젠가는 한국의 콘텐츠를 즐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CJ가 제작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열정과 창의력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했다”며 “이렇게 인정받을 때마다 더 많은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이 지난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생충’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 많은 상에 도전할 목표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카데미를 위한 영화만을 만들 순 없다”며 “더욱 전진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봉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차기작으로 한국 영화 1편과 영어 영화 1편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리포터가 “봉 감독과 차기작도 함께 할 것이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우리는 항상 새로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함께 작업하게 되겠지만, 아직 발표할 만한 내용은 없다”며 “봉 감독이 그렇게 말하더군요. 내가 극본을 쓰고, 연출하고, 제작해야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그러니 참고 기다려 달라고 말이다”라고 밝혔다.

소설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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