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는 13일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차단하기 위한 마스크 생산 박차' 제목의 기사에서 '락랑봉화피복공장'이라는 곳에서 지난 3∼4일 이틀 간 마스크 4만5000여개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매체가 공개한 마스크 생산공장의 모습. 연합뉴스(통일의메아리 홈페이지 캡처)

미국이 북한 주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병 취약성을 우려한다며 필요한 경우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코로나19 발병 이후 북한에 지원 손길을 내민 것은 처음이다. 의료 수준이 열악한 북한으로 코로나19로 확산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인도적 지원을 발판으로 북·미 비핵화협상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제스처로도 볼 수도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에 대한 북한 주민의 취약성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과 국제구호기구, 보건기구의 노력을 강력하게 지원하고 장려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 기구들로부터의 지원(요청)을 신속하게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의 코로나19 문제에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국무부 성명이 국제적십자연맹(IFRC)이 코로나 발병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긴급 제재 해제를 요구한 뒤에 나왔다고 전했다. IFRC 아시아태평양지부는 앞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개인 보호 장비와 테스트 키트가 긴급히 필요하다며 “생명을 구하기 위한 개입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주도로 국제사회가 북한에 부과한 각종 제재를 일시적으로 해제해달라는 요청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앞서 북핵 실험에 따른 대북제재가 코로나19에 대한 북한의 취약성을 약화시킨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유엔의 대북 제재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포함해 의료장비의 판매와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이후 북한 당국에 의료 물자를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엔의 일시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해왔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는 13일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차단하기 위한 마스크 생산 박차' 제목의 기사에서 '락랑봉화피복공장'이라는 곳에서 지난 3∼4일 이틀 간 마스크 4만5000여개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매체가 공개한 마스크 생산공장의 모습. 연합뉴스(통일의메아리 홈페이지 캡처)

국무부의 성명은 이 같은 요청에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인도적 지원을 계기로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막힌 북·미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은 비핵화협상에서 제재를 일부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북한은 자국에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 사회의 폐쇄성 때문에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평양사무소는 북한의 주장에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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