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여론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로 기소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1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청장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청장의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론대응팀을 조직하고 자신의 지휘 감독을 받는 사람에게 정부나 경찰에 우호적인 댓글들을 작성케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며 “경찰관들의 자유를 침해해 자괴감을 느끼게 하고 국민의 의사 표현을 침해한 것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려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시했다.

다만 “검경 수사권 조정 중 국회의원 등에게 경찰이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부연했다.

조 전 청장은 선고 후 “절반에 가까운 댓글이 ‘폭력 시위를 해서는 안됩니다’, ‘준법 시위를 합시다’는 내용이었다”며 “정부 정책을 지지하기보다 집회 시위가 과격해질 때 질서와 공공의 안녕을 위태롭게 하지 않도록 경찰들을 투입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상명하복의 엄격한 지휘관계에 따라서 복종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이번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순리가 아닌 것 같다”며 “추후 선고할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선처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안·정보·홍보 등 휘하 조직을 동원해 정부에 우호적인 글 3만7000여건을 온라인 공간에 달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경찰의 대응은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구제역, 김정일 사망, 유성기업 노동조합 파업, 반값 등록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사태, 정치인 수사 등 여러 사안에 걸쳐 방대하게 이뤄졌다.

조 전 청장 개인의 청문회나 각종 발언을 둘러싼 논란, 경찰이 추진한 시책과 관련한 비판 여론에도 이런 방식의 대응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10월 구속기소 된 조 전 청장은 지난해 4월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불구속 재판을 받아 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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